[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몸이 뻣뻣해지는 특성으로 옷 입기도 어려운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시민참여디자인으로 뇌성마비 장애인 맞춤형 의류를 개발해 제품화까지 이뤄진다.
서울시는 ‘디자인거버넌스’ 사업을 통해 시민참여로 뇌성마비 장애인 맞춤형 의류 디자인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의류 생산업체와 연결해 판매하는 방안까지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은 물론 전국의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맞춤형으로 디자인된 옷을 입을 수 있게 된다.
뇌성마비 장애인은 팔다리가 뻣뻣해지는 강직 증상 때문에 팔을 소매에 넣는 것조차 힘들다. 관절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발 보조기도 착용해야 한다. 특수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장애 특성상 겨울철에는 더 힘들다. 보조기를 착용한 채로 신을 수 있는 방한화도 없어 양말을 여러 겹 덧신거나 무릎담요를 덮어도 매서운 추위를 막긴 어렵다.
뇌성마비 장애인의 의복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2016년 실제 뇌성마비 장애아를 둔 어머니가 제안한 디자인거버넌스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의류물품 디자인’ 사업에서 시작됐다. 국립재활원 연구원, 의상디자인 전공 학생, 봉제인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이들이 수개월간 머리를 맞댄 끝에 연령대에 맞춘 턱받이 3종, 보조기를 착용하고도 쉽게 신을 수 있는 방한화, 휠체어에 고정해 바람을 막아주는 무릎싸개 등 맞춤형 디자인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보조기구용 방한화를 개발하고 200켤레를 제작·판매했으며, 올해는 9900만원의 시민참여예산을 투입해 지금까지 개발한 디자인을 보완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추가로 개발한다. 개발된 디자인은 수요자와 생산업체를 연결시켜 생산과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옷 리폼 방법과 기술을 상세하게 담은 리폼 가이드북도 만들어 내달부터는 장애 특성에 맞게 직접 리폼할 수 있도록 ‘무료 리폼교육’도 진행한다. 봉제용구, 리폼에 대한 이해부터 지퍼달기, 바짓단 줄이기 등 실제 리폼 방법까지 실습해볼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겪는 문제를 전문가와 함께 디자인으로 해결하도록 올해 3개의 디자인거버넌스 신규사업과 2개의 심화사업을 추진한다. 3개 신규 사업은 ▲어르신 이용시설의 안전 및 이용정보에 대한 디자인개발 ▲학대피해 아동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서비스디자인 ▲찾아가고 싶은 공공 도서관 만들기다.
서울시는 3개 신규 사업과 함께 그동안 진행한 사업 가운데 재확산 가능성이 높은 사업 2개를 심화사업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서울랜드 점자지도 디자인, 어린이 자율방범대 안전 활동복 디자인, 간접흡연 방지를 위한 서비스디자인 등 총 14건을 진행한 바 있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디자인 톡톡쇼’를 찾은 한 시민이 뇌성마비 아동의 의복문제 해결을 위한 턱받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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