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홈·에코, 국내 AI스피커시장 출격 임박…토종업체 대응은
구글, AI스피커 전파인증 획득…아마존, 스마트홈 서비스 개발 중
카카오·네이버·이통사, 대응에 분주…검색엔진 기업 우위 전망도
2018-04-11 15:53:34 2018-04-11 15:53:34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구글과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스피커의 국내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토종업체인 NAVER(035420)(네이버), 카카오(035720)와 이동통신사의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11일 국립전파연구원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AI 스피커 '구글 홈'을 한국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지난 6일 특정소출력 무선기기의 전파인증을 획득했다. 업계에서는 구글 홈이 이르면 2분기 중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파인증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드론, CCTV, 블루투스 이어폰 등 전파환경과 방송통신망 등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방송통신기자재를 제조 또는 판매하기 전 적합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경우 전파인증이 완료되면 1개월 이내에 출시된다.
 
리시 찬드라(Rishi Chandra) 구글 부사장이 AI 스피커 '구글 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시=AP
 
구글 홈은 구글이 지난 2016년 구글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I/O)에서 공개한 AI 스피커로 하얀색 원통형 모양의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도 국내시장 진출의 물꼬를 트고 있다. 아직 한국어 지원과 정식 출시되진 않았지만 해외에서 구매한 한국 이용자를 위해 국내 언론사 뉴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서비스에서는 연합뉴스,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이 한국 이용자들에게 한국어로 뉴스를 읽어준다. 또 스마트홈 서비스도 코오롱글로벌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국내 출시도 준비되고 있다. 현재 아마존 에코는 미국, 일본, 호주 등 10개국에 출시돼있다. 아마존웹서비스 관계자는 "AI 음성비서 '알렉사' 서비스에 다양한 기술이나 데이터 학습이 늘어나야 하기 때문에 정식 출시 시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알렉사 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해외 AI스피커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시장조사기관 칸타르 월드패널에 따르면 아마존의 '에코' 스피커 시리즈 점유율이 미국에서 66%를 기록했고, 구글의 점유율은  30%에 달해 양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90%가 넘는다. 이러한 압도적인 시장 위치를 고려하면 이들 업체가 국내에 진출했을 때 국내에서 AI스피커를 출시한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과 이통 3사들도 위협을 느낄만 하다.
 
토종기업들도 올해 AI스피커의 기능을 고도화시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카카오미니'에 모바일 인터넷전화 기능인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추가했다. 네이버 역시 AI 플랫폼 '클로바'에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통사도 KT의 '기가지니'가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에게 전화걸 수 있는 인터넷전화 기능을 추가했고, SK텔레콤도 연내 적용할 예정이다. 
 
음성 쇼핑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기가지니는 자사 쇼핑서비스 'K쇼핑'에서 음성으로 상품 검색, 추천, 결제 등 전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쇼핑 기능을 지난 2일 추가했다. CJ오쇼핑은 최근 SK텔레콤과 손잡고 AI 음성 주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고, 네이버와 카카오도 쇼핑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IT업계에서는 국내 AI스피커시장은 아직 도입기이기 때문에 새 플레이어가 들어오면 지형이 어떻지 바뀔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 시장을 과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아직 도입기 상태"라며 "아직까지는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과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예상의 근거로는 "소비자들의 AI 스피커에 관한 구매 의사결정에서 음성 인식률과 정확도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기존의 검색엔진 사업자들이 정확도 부문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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