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내 10대 건설사 중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의 국내사업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재건축 등 국내사업 호황으로 이들 건설사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졌다. 다만 해외사업 비중이 낮아 중장기적인 성장이 담보될지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건설사가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9일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의 2017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국내사업 매출 비중은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은 93.7%(5조3586억원 중 5조218억원), 롯데건설은 90.3%(5조4249억원 중 4조9041억원)를 기록했다. 각각 94.7%, 93.2%를 기록한 전년보다는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주택과 건축 부문의 매출이 70% 이상을 차지해 국내사업 중에서도 아파트 사업에 치중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크게 상승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2.8%, 24.9%, 롯데건설은 16.3%, 47.6%씩 올랐다. 이는 지난해 재건축 등 국내 주택사업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우건설 등 해외사업에서 실적이 크게 후퇴한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된다. 해외사업은 2000년대 후반 이후 중동에서 발주한 플랜트 공사를 놓고 국내 건설사간 출혈 경쟁을 벌인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국내사업을 통해 언제까지 수익을 남길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기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재건축 등에 대한 규제로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을 경우 국내사업에 치중했던 건설사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건축 안전심의 강화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주택사업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건설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매출을 올릴 곳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내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떠나 건설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라도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인호 숭실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외 진출은 필수적이다. 건설사 자체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국내만 치중해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며 “특히 국가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건설사들이 해외로 나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있지만, 일부 건설사들은 자체적으로 해외사업에 대한 전략이나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인력 등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 건설한 '플랜트'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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