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정부가 청년 일자리를 살리기 위해 4조원 내외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등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데는 에코세대가 20대 후반에 유입되면서 본격적인 구직 활동에 나서기 때문이다. 에코세대는 1968~1974년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1991~1996년생 자녀들로, 2021년까지 39만명이 고용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별도의 대응 없이는 재난수준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긴박한 인식이 깔렸다.
15일 정부가 발표한 '청년 일자리 대책'은 향후 3~4년간 에코세대로 인한 인구구조적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재정을 직접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예산·세제·금융·제도개선 등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향후 4년 동안 18~22만명의 추가 고용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2021년까지 에코세대가 39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냥 둘 경우 14만명의 실업자가 더 증가할 수 있어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또 현재 10%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청년실업률 수치도 1~2%포인트 낮춘 8%대 이하로 안정화 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추경을 통한 예산투입과 세제혜택을 확대해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 연 1000만원, 최대 3년 3000만원 수준의 금액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더라도 대기업 수준의 실질소득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직접 지원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34세 이하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 5년간 소득세 전액이 면제되며 전월세 보증금에 대해 3500만원까지 4년간 저리(1.2%) 대출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에 신규 취업해 3년간 근무하면 청년 600만원, 기업 600만원, 정부 1800만원을 지원해 총 3년간 3000만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청년을 신규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했다. 중소기업이 청년 1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면 연봉의 3분의 1 수준인 900만원을 기업에 직접 지원해 3년간 2700만원을 제공한다. 군산·통영처럼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위기지역 등에는 5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대기업도 청년을 1명 신규 고용할 때마다 세금감면 대상에 포함하며 일자리 창출을 수반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할 시 규제완화, 조기 인허가 등 현장 애로해소를 지원한다. 또 올해 공공기관 채용을 5000명 늘려 2만8000명 이상을 뽑을 예정이다.
2012~2014년 평균 취업자수 증가(26만8000명)의 89.6%가 1년 이내 창업 기업에서 발생하는 등 창업이 일자리 창출의 핵심 동력이라고 보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1만명의 생활혁신형 창업자를 선발해 5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해주고, 3000명의 기술혁신 창업자에게는 최대 1억원의 오픈바우처를 지원한다. 또 청년 창업기업은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100% 감면하며 연령 상관없이 연매출 4800만원 이하 모든 창업자도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하나도 내지 않아도 된다.
지역, 해외, 사회적 경제, 군 장병, 고졸 취업자 등 사각지대 청년 일자리 해소책도 포함됐다. 특히 지역의 경우 구인·구직 간 미스매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고용부에 다르면 지역의 300인 미만 기업의 빈 일자리가 96.4%나 차지한다. 하지만 지역 청년은 중소기업 임금수준, 지역의 근로환경 등을 이유로 취업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이에 연 2만명, 4년간 총 7만명 이상의 청년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군 장병을 위해서는 군 경력이 취업시 인정될 수 있도록 인증서를 발급해 취업시 활용할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고졸자의 경우 일하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장려금 지급 뿐 아니라 학사제도를 유연화하도록 하기로 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번 특단의 대책 내용은 상당히 한시적이지만 이것과 병행해 앞으로도 산업·교육·노동시장 혁신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들여다 볼 것"이라며 "추경 편성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4월중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고, 세제개편도 올해부터 혜택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과 각 부처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청년 일자리 대책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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