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개량신약으로 미국 '파크리탁셀' 항암제 시장 진출을 노린다. 2013년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에 이은 두번째 미국 도전이다.
25일 의약품 개발 서비스업체 카마고(Camargo)에 따르면 569개 개량신약이 2003~2017년 미국 FDA에서 허가됐다. 개량신약 허가는 미국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연평균 허가 건수는 2003~2009년(225개) 32.1개, 2010~2016년(281개) 40.1개로 늘었다. 2017년에는 63개가 승인돼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개량신약은 기존 신약에서 화학적 구조나 제제 등을 변형한 의약품을 말한다. 약효나 복용편의성 개선, 질환 확대, 부작용 감소 등 오리지널약을 개선하면 개량신약으로 인정을 받는다. 신약과 복제약 중간 단계 의약품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시장 진출 국산 개량신약 1호는 한미약품 에소메졸이다. 에소메졸은 2조원대 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의 개량신약이다. 2010년 미국 시판 허가를 획득해 2013년 12월 현지 발매했다. 한미약품은 기존 파트너사 암닐과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해 7월 미국 R2파마와 에소메졸 판매·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진출 두번째 개량신약도 한미약품이 노리고 있다. 한미약품과 파트너사 아테넥스는 최근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오락솔'의 미국 등 글로벌 3b상 환자등록을 완료했다. 올해 3분기 내 임상평가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미국 바이오기업 아테넥스에 2011년 오락솔을 기술수출했다.
오락솔의 오리지널약은 전세계 4조5000억원 규모 파크리탁셀이다. 위암, 난소암, 유방암, 비소세포성 폐암 등에 효과를 보인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항암제 중에 하나지만 난용성(물에 잘 녹지 않음)과 흡수저해 등 문제로 경구제 개발이 어려웠다.
한미약품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M30181A(경구흡수촉진제)'를 개발했다. HM30181A은 파크리탁셀 성분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P-당단백 저해제다. 오락솔은 파크리탁셀 정제와 HM30181A 정제 2개 약물이 한 세트(Co-Package Drug)로 구성된다. 2개 약을 한번에 병용투약하는 제품인 셈이다. 경구용 제품이어서 주사제보다 편의성이 높다. 파클리탁셀 주사제보다 신경통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임상 3a상에서 확인됐다. 개량신약은 기존 오리지널약 대비 효능 증대, 부작용 감소, 환자 편의성 향상 등 장점이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오락솔은 미국에서 'NDA 505 b2' 트랙으로 허가를 진행하게 된다. 미국 FDA는 신약(NDA 505 b1), 복제약(ANDA)과 구분해 개량신약(NDA 505 b2)으로 구분해 의약품 허가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대화제약(067080)도 경구용 파크리탁셀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어 미국에서 국내사끼리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대화제약은 지난해 9월 파크리탁셀 개량신약 '리포락셀'로 미국 2상을 승인받았다. 오락솔이 알약인 반면 리포락셀은 마시는 제품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2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업체에 기술수출해 3상 시험부터는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진출을 목표로 다양한 개량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개발 초기부터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현지 시장을 사전에 분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판매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와 협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