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석방되면서 일주일 후 열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 부회장이 뇌물죄 혐의 대부분을 무죄를 인정받은 만큼 신 회장도 뇌물공여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크지만,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6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다른 재판에 대해 우리가 입장을 밝힐 수는 없는 일"이라며 "신동빈 회장 사건선고만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신 회장은 13일 오후 2시10분 '최순실 게이트' 연루 뇌물공여 혐의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경영비리 관련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며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신 회장에게 마지막 고비가 남은 셈이다.
신 회장은 지난 2016년 면세점사업권 재승인 등 경영 현안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낸 혐의(뇌물공여)를 받고 있다. 앞서 특검은 신 회장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
롯데는 여전히 대가성이 없었다는 주장을 유지중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요구로 2016년 5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출연했고 그해 롯데 경영비리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되기 직전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또, K스포츠재단에 대한 추가 출연이 롯데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악화된 여론 속에서 최순실측의 강요로 이뤄진데다 출연금을 다시 돌려받은 정황상 특검의 주장은 무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측이 건넨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은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 회장 역시 '무죄'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판부가 이 부회장 판결에서 "국정농단 주범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부정 청탁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것도 신 회장에겐 긍정적이다.
신 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1심 재판이 당초 지난달 26일에서 이달 13일로 연기된 배경도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을 참고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는 어떤식으로든 신 회장의 판결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을 두고 '재벌봐주기'라는 비판여론이 거세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요소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봐주기 여론이 계속 확산되면 재판을 앞둔 신 회장은 당연히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면서도 "롯데는 삼성보다 뇌물공여 혐의 금액도 적고, 돌려받은 정황 등 강요에 의한 출연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재판부가 이 부회장 판결과 같은 관점을 유지한다면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8일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새해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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