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동대문이 잃어버린 축구장을 10년 만에 되찾는다.
홈플러스는 스포츠마케팅기업 HM스포츠와 함께 자사 동대문점 옥상에 풋살파크 11호점을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홈플러스 풋살파크는 친환경 인조잔디가 깔린 국제규격(길이 42m, 너비 22m) 구장이다. 어린이 부상 방지를 위해 각 구장 벽면에 1.5m 높이 세이프 쿠션을 세우고, 야간 경기를 돕는 스포츠 LED 조명도 갖췄다. 연중 어느 때나 지역 시민과 유소년 축구클럽이 생활체육을 위해 쓸 수 있게 만든 곳이다.
이번 동대문점 오픈으로 홈플러스 풋살파크는 10호점을 돌파, 전국 최대 규모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 홈플러스와 HM스포츠는 이달 전주완산점을 추가로 열고 연내 부산, 천안, 창원, 순천 등 각 권역 구장을 2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등학생과 성인들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 아마추어 풋살 리그도 준비 중이다.
동대문 축구장의 명맥을 잇는다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홈플러스 풋살파크 동대문점은 동대문구는 물론 1975년 서울시 행정구역 개편 당시 종로구와 중구 소속으로 바뀐 창신동, 신당동 등 동대문 일대를 통틀어 유일한 전문 축구장이다.
동대문 일대는 한국 유통과 스포츠의 성지다. 동대문시장은 1905년 국내 최초의 근대 시장으로 문을 열고, 6·25 이후 평화시장이 생기면서 남대문시장과 함께 서울 양대 시장으로 발전했다. 온라인쇼핑과 SPA 성장 탓에 예전만 못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지금도 명실상부한 가장 핫한 쇼핑 명소로 꼽힌다.
그러나 스포츠는 사정이 달라졌다. 2008년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된 때문이다. 동대문운동장은 1925년부터 80여 년간 국내 스포츠의 역사를 증언했다. 1984년 서울운동장이라는 이름을 잠실에 내주기 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 예선 축구대회를 비롯해 고교야구, 대학 고연전 등 굵직한 경기들이 모두 이곳에서 치러졌다.
이번 동대문 축구장의 부활은 정부가 아니라 민간 주도의 부활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가장 큰 원인은 소비 트렌드 변화다. 시민들의 삶에서 여가의 비중이 높아지고 쇼핑과 함께 휴식, 놀이, 먹거리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체험형 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른 바 ‘쇼퍼테인먼트’는 유통가의 대세가 됐다. 다름 아닌 대형마트에서 동대문 축구장이 다시 살아난 이유다.
실제 최근 유통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매장에 풋살, 농구, 야구는 물론 암벽등반, 자유낙하 등 익스트림 스포츠까지 들이기 시작했다. 2016년 문을 연 홈플러스 서수원점 풋살파크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인근 택지지구가 개발 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4만여 명의 고객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인프라도 요인 중 하나다. 국내 대략 20만 풋살 동호인과 1만3000개 풋살클럽, 2만 개 유소년 축구클럽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관련 시설은 턱 없이 모자라다. 때문에 접근성이 높은 대형 유통매장을 활용해 도심 체육시설을 보완하는 ‘마트 풋살장’에 거는 기대는 날로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홈플러스는 옥상 유휴부지를 활용한 체육공간을 지속 확대해 고객 편익 증진과 국민 체육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각 지역 프로축구단 어린이 축구교실과 연계해 축구 꿈나무 성장에 기여하고, 풋살파크를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의 장으로도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홈플러스 풋살파크 동대문점. 사진/홈플러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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