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무허가 임플란트를 만들어 시술·유통하고, 이를 이용해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유명 치과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나찬기)는 S치과 원장 겸 M임플란트 대표 황모씨를 의료기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황씨와 공모한 혐의로 M임플란트 총괄이사 등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 등은 지난 2013년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임시용'·'수출용'으로 제조허가를 받거나 아무런 제조허가도 받지 않은 임플란트 약 11만개를 제조해 일반용으로 국내에 유통하고, S치과에서 환자 850명을 상대로 약 4500개를 직접 시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의료기기 제조공정에 관한 필수 작성·비치 의무 서류 175건을 위조해 부산식약청장으로부터 'GMP(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기준) 적합인정서'를 발급받는 등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황씨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치과개원의 10명으로부터 총 28억5000만원을 편취하는 등 사기 혐의도 포함됐다. 황씨는 임플란트 사업 과정에서 자금난에 처하자 수도권이나 대구·경북 지역에서 강연회 형식으로 M임플란트를 홍보하면서 매출 보장 등의 조건을 내세워 치과개원의로부터 투자 또는 프랜차이즈 가입을 유치했고, 특히 캐피탈사로부터 할부금융을 받아 투자금이나 가맹비를 내도록 알선하면서 할부금은 자신이 갚아주겠다고 속이는 방법으로 부채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황씨는 자신이 개발한 원바디(일체형) 임플란트를 홍보하기 위해 현재 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투바디(분리형) 임플란트에 대해 세균 번식으로 암과 치매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다가 지난해 6월 대한치과의사협회로부터 근거 없이 국민 불안과 오해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징계 의결되기도 했다. 황씨는 유명 여가수를 모델로 방송 광고를 제작하거나 유력 일간지 인터넷판에 광고성 기사를 게재하는 방법으로 최근까지 같은 내용의 홍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씨에 대한 사기 고소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무허가 임플란트 제조·유통에 대한 단서를 포착해 경남 김해시 제조 공장과 치과병원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 컴퓨터 디지털포렌식, 관계 공무원 등 다수 참고인 조사 등 수사로 이러한 불법 행위를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위법 사실을 통보해 관련 병원과 의료기기업체를 상대로 유통 중인 무허가 임플란트의 수거와 사용 금지를 위한 적극적인 행정 조처를 하도록 하고, 임플란트 업계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치과용 임플란트의 형태에 따른 분류. 사진/서울중앙지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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