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한진칼(180640)이 진에어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장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한진칼이 보유한 진에어 지분 구주매출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과 시장 성숙에 따른 고밸류 부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유가 상승까지 겹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6월 23일 2만7150원으로 연중 신고가를 찍은 뒤 넉 달 간 30% 가까이 내려 1만9000원대까지 밀렸다. 낙폭을 키우는 가운데서도 진에어 가치가 부각되며 등락을 반복했지만, 유가가 본격 상승을 시작한 8월부터는 항공주들이 일제히 조정받으면서 하락세를 이어왔다.
한진칼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진에어 상장 기대감이 퇴색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저비용항공사(LCC) 실적이 급등하자 진에어의 지분가치가 1조3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시장이 성숙기에 이르렀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이후 한진칼의 진에어 지분이 100%에서 60% 축소된다는 부분도 주가에 미리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LCC의 합산 점유율이 40%를 넘어서면서 시장 성장 후반기를 지나고 있고, 향후에는 공급 증가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 상장 프리미엄을 받은
제주항공(089590)도 밸류에이션 압박을 받을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고밸류를 적용받을 수 있는 구간은 지났다고 봐야 한다"면서 "시장이 가지고 있던 과도한 기대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 가치를 보고 한진칼에 투자한 입장에서는 진에어를 직접 보유하려는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분율이 떨어지는 만큼 한진칼 가치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이고, LCC 시장 자체도 확장 국면을 지나는 시점이어서 올해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진에어 상장 수혜 기대감이 다소 꺾인 만큼 당분간 주가는 유가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신민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 수요 상황에 따라 유가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매출액 대비 연료비 비중이 35%에 이르는 항공주 특성상 유가 조정이 있어야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이 진에어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사진/진에어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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