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하반기들어 증권사 기업공개(IPO) 판도에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에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빅2 비중이 60%에 근접할 정도로 컸다면 최근에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존재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스팩상장, 재상장, 이전상장 등을 제외한 IPO 건수는 4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상반기에는 19건, 하반기는 이날까지 26건으로 하반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한 하반기 들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전체 IPO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NH투자증권은 6건, 한국투자증권은 5건으로 빅2가 57.89%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1월 2건, 2월 2건 등 3월까지 5건을 진행하면서 1분기 IPO를 주도했고 NH투자증권도 2월부터 5월까지 고른 실적을 보이면서 상반기 IPO 건수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NH투자증권은 2건, 한국투자증권은 6건으로 전체 건수의 30.77%에 머물렀다. 특히 빅2 중 NH투자증권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상반기보다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NH가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티슈진의 코스닥 상장을 성사시킨 점은 성과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IPO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NH투자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등 이 분야에 실적이 많고 명성이 있는 증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NH와 한투가 IPO 업계에서 2강으로 꼽히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유독 상반기 두 증권사에 실적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반기 IPO 건수가 늘어나고 다른 증권사들의 IPO가 마무리되면서 빅2의 집중도가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상반기 1건에 그쳤던 미래에셋대우는 하반기 들어 6건의 IPO를 성사시키면서 하반기 실적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1위를 기록했다. 그 외에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는 2건에서 3건, 키움증권·하나금융투자는 1건에서 2건으로 증가했다. 상반기 IPO를 성공시키지 못했던 SK증권과 신영증권은 하반기 1건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IPO 실적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하반기 IPO 시장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진행중인 청구서 접수 현황도 증권사 IPO의 다변화 현상을 점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달들어 키움증권(제너럴바이오), 대신증권·한화투자증권(에코마이스터)가 신규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10월에도 하나금융투자(링크제네시스), 삼성증권(JTC), 대신증권(아시아종묘)도 청구서를 접수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최근 몇 년간 증권사 수익구조를 보면 자기매매 수익이나 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줄어들고 투자은행(IB) 부문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증권사들도 생존을 위해 IPO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금융당국에서도 IPO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IPO는 올해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IPO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던 NH와 한투의 비중이 하반기들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NH가 주관했던 티슈진의 코스닥 신규상장 기념식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