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78%가 고용형태 개인사업자 선호
특수형태근로자 인식조사…정책도입 고려해야
2017-10-30 14:59:12 2017-10-30 14:59:12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정부가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자의 산재보험,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보험설계사들의 78%가 현재 고용형태인 개인사업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연구원은 30일‘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입법에 대한 보험설계사 인식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 8개사 전속설계사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사들은 고용형태로 근로자(19.4%)보다 개인사업자(78.4%)를 더 선호했다. 세금을 납부할 때도 근로소득세(19.5%)보다는 사업소득세(76.4%)를 선호했다.
 
현재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설계사는 소득의 3.3%를 사업소득세로 낸다. 하지만 근로자로 인정받게 돼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면 최고 세율이 40%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조합이 설립되면 노조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33.9%만 ‘가입한다’고 답했다. 53.9%는 ‘가입하지 않는다’, 12.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산업재해보험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도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설계사들은 산재보험(14.3%)보다는 단체보험(85.7%)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에 찬성 의견 29.6%보다 반대 의견이 65.0%로 2배 이상 높았다.
 
현재 보험사는 설계사가 단체보험과 산재보험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단체보험은 업무와 관련 없이 발생한 질병과 사고를 보장해준다. 보험료는 회사가 100% 부담한다. 반면 산재보험은 업무상 발생한 사고나 질병에만 보장하고 설계사가 보험료 절반을 낸다.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16.5%에 불과했다. 나머지 38.0%는 ‘반대한다’, 45.5%는 ‘선택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박정희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설계사의 경우 소득감소로 자의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비자발적 실업시에만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고용보험 가입은 보험료만 내고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특수고용직 근로자에는 여러 특성을 가진 종사자가 존재하므로 정책 도입 시 각각 업무 특성과 필요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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