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 기자] 코스피가 결국 종가 기준으로 2500을 넘기면서 새로운 영역에 발을 디뎠다. 코스피가 처음 공표된 1983년 3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1626조원으로 증가했다. 100으로 출발한 지수가 2500으로 25배 성장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34년이다. 지난 34년간 코스피가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코스피는 1983년 1월4일 처음으로 발표됐다. 당시 종가는 122.52다. 이는 장 마감 후 상장종목 전체의 시가총액을 개장 당시 시총으로 나누고 100을 곱한 것이다. 그 전에도 한국종합주가지수 등 주가지수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은 코스피가 처음이다.
이렇게 출발을 알린 코스피는 6년만인 1989년 4월 처음으로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저유가, 저금리, 저환율 등 3저현상과 함께 금융, 건설, 무역 등 트로이카로 불리는 3개 업종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후 코스피는 1994년 11월 1130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설비투자와 함께 수출주도의 경기호황이 지수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 명동에 증권거래소가 있던 지난 1975년 1월 증시 개장식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였던 코스피는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함께 크나큰 추락을 경험했다. 그 여파로 지수는 1998년 6월 280.00까지 추락했다.
IT 산업의 붐이 한창이던 1999년 코스피도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해 12월 코스피는 1000포인트를 회복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이후 IT버블 붕괴와 9·11테러 등으로 인해 아픔을 겪었던 코스피는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부활에 성공했다.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2005년 1000선을 탈환했고 적립식 펀드 열풍이 일던 2007년 7월에는 2000포인트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2000포인트를 돌파한 코스피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게 된다. 미국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영향을 끼쳤다. 리먼사태로 인해 2008년 5월 1900대였던 코스피는 10월 890대까지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주가가 폭락했던 2008년 10월24일 코스피. 사진/뉴시스
2010년 이후에는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업종)이 주가를 이끌었다. 차화정 업체들의 실적 증가와 함께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강세가 나타났다. 이에 코스피는 2011년 5월 2228.9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박스피'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세계적인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 1800~2200선 사이에서 오랫동안 정체돼 있었다. 박스피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하기 까지에는 6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6년여간의 박스피를 뜷고 2011년 5월의 전고점(2228.96)을 처음 돌파한 지난 5월4일 한국거래소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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