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분기 영업익 1조2042억원…내수판매 힘입어 전년비 12.7% 상승
지난해 노조 파업 등 기저효과 평가…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실적 회복 필수
2017-10-26 14:48:17 2017-10-26 14:48:1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차가 중국과 미국 등 주요 해외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비교적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내수 시장은 물론 유럽 및 신흥국 시장에서 판매호조가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3분기 노조 파업으로 인한 기저효과라는 점에서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최대 시장에서의 실적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26일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기업설명회에서 지난 3분기 매출 24조2013억원, 영업이익 1조204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와 대비해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12.7% 늘어난 수치다. 이는 올해 초부터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비교적 양호한 실적이다.
 
현대차는 올 3분기 중국에서 총18만8063대를 팔아 전년 동기(25만6231대)보다 판매량이 26.6% 하락했고, 미국에서는 16만5380대를 팔아 전년 동기(21만3628대)보다 22.6%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3분기 실적에서 전년 대비 양호한 성적을 내놓은 것은 그나마 내수와 신흥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 3분기 국내 시장에서 총17만3888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동기(13만1539대) 대비 32.2% 상승한 실적이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에서도 올 3분기 총12만6000대를 팔아 전년 동기(12만500대)보다 4.6% 성장했다. 여기에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판매량도 전년보다 상승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에서 전년 동월(4만2605대)보다 17.4%가 늘어난 5만28대를 팔아 월간 최대 판매량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내수와 신흥국 시장 판매가 전년보다 크게 상승한 것은 지난해 노조 파업으로 차를 제대로 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3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지지 않았을 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2조558억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했고, 지난해 1조681억원을 기록해 4년만에 반토막났다.
 
올해 3분기도 실질적으로 현대차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실제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71조8752억원, 영업이익 3조79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올랐지만, 상반기 해외 실적 부진 등으로 영업이익은 8.9% 하락했다. 3분기 누적 판매량도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6.0% 감소한 326만 9185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여전히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지난해보다 약간 좋아졌다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며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회복과 고비용 저효율 구조 등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이 곧 바로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제7대 노동조합이 새롭게 출범하고, 강경 투쟁 노선을 예고하고 나선 것도 현대차에게는 큰 부담이다. 임금 및 단체협약이 진행되면서 노조 파업으로 언제든 판매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31일 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새 노조 집행부는 일단 연내 교섭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간에 쫓겨 졸속 협상을 하지는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차들이 배에 실리고 있다. 사진/현대차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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