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데스크칼럼)언제까지 외부 충격에 흔들릴 것인가
매번 외부 환경 변화에 출렁이는 한국 경제
국제유가·환율 등 변동성 커지면서 경기 위축
대안 에너지·산업 구조 변화 등 적극 대응 필요
2026-03-25 06:00:00 2026-03-2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까지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 속을 걷는 기분이다. 한국 경제가 대표적인 개방형 경제라고는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은 민감하다는 표현보다 의존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영향이 심하다. 문제는 언제까지 우리나라 경제가 외부 환경과 요인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태에 머물러 있어야 되느냐는 것이다.
 
국내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먼저 국제유가 상승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석유·가스 시설 파괴 등이 겹치며 국제유가는 크게 상승했다. 이번 전쟁 이전 배럴당 72달러에 머물던 유가는 수일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17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번 전쟁이 4월 말까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1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연내 200달러 도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생산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곧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1500원을 넘어섰다. 고환율은 이란 전쟁과 미국의 통화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 격화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 가치도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 수요를 더욱 부추길 수 있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환율 상승은 일부 수출 기업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비용과 외화 부채 부담을 키운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외부 환경에 심하게 출렁이는 모습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경기 변동의 문제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경제 체질을 바꿔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외부 충격에 어떻게 대응해야 되느냐’가 아니라 ‘왜 우리는 매번 외부 충격에 흔들리나’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말이다.
 
에너지 문제만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급률이 매우 낮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원유와 가스에 의존하고 있고, 원유와 가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제는 장기 계약 비중 확대나 에너지 수입 국가 다변화 등 단기적 해결책 이외 장기적 해결책에 집중해야 될 시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생 에너지와 대체 에너지 비중 확대를 위한 로드맵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산업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변화도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자동차, 정유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호황기에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외부 환경이 악화될 경우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하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산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비스 산업과 콘텐츠, 바이오 등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산업에 대한 집중 지원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외부 충격이 반복될 때마다 소극적 대응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경제 구조를 만들 것인지 선택해야 될 시기가 왔다. 물론 경제 구조를 바꾼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수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대응 능력을 키워왔다.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흔들릴 때마다 버티는 경제를 넘어 흔들려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제로 나아가야 할 때다.
 
최용민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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