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패션뷰티 관세경보)②전쟁 변수까지…K-뷰티 성장 덮친 복병
글로벌 수출 증가 속 미국-이란 갈등 '변수'
물류비·원가 부담 확대에 수익성 약화 우려
2026-03-25 06:00:00 2026-03-2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3일 16: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는 무역법 122조로 옮겨갔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150일간 한시적으로 10%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그러나 최근 무역법 301조 조사까지 본격화되면서, 결과에 따라 관세가 다시 조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4월 이후 고관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세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고충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물류비 부담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IB토마토>는 이 같은 대외 변수 속에서 패션·뷰티업계의 동향과 향후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관세 불안이 지속되면서 K-뷰티 성장에도 변수가 생겼다. 한국 화장품은 서양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성분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관세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물류비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에서 원료를 축출하는 제품의 경우 원가 부담이 심화될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사우디아라비아 해군이 호르무즈해협에서 '걸프 방패 1'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트럼프 관세에도 K-뷰티 수출 '고성장'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 규모가 1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102억 달러) 대비 약 11.76% 증가한 수치다. 
 
주요 국가별 수출액은 미국이 22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 20억 달러, 일본 11억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9.1%를 기록했다. 수출 제품 중 5분의 1이 미국으로 판매되는 셈이다. 
 
K-뷰티는 서양 화장품 대비 저렴한 가격과 약모밀부터 달팽이 점액까지 서구에서는 흔하지 않은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뷰티업계에서 미국향 수출이 많은 기업으로는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전개하는 아모레퍼시픽(090430), '메디큐브'와 '에이지알'로 유명한 에이피알(278470), 이외에도 조선미녀, 달바 등이 있다.  
 
에이피알의 미국 법인인 에이피알US(APR US INC)는 지난해 매출 28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621억원)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달바글로벌(483650)의 미국향 매출액도 254억원에서 648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코스알엑스는 지난해 말 매출 4562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년도(3894억원) 대비 17.15%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관세 부담 심화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란과 전쟁은 물류비 인상과 화장품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네랄 오일이나 바세린 원료로 쓰이는 페트롤라툼 등도 석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지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OEM·OEM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코스맥스(192820)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석유화학 원료를 합성해서 만드는 글리세린(GLYCERINE)의 경우 지난해 1780원으로 2024년(1230원 대비) 500원 이상 올랐다. 다만, 에틴올은 17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화장품업계 내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에이피알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미국 현지 제품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라며 "지난해부터 관세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동 전쟁 이슈로 인한 물가 인상 변화 추이를 지켜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현지에서 이벤트와 프로모션 등을 조정하면서 수익성을 유지 중이다. 코스알엑스의 당기순이익률은 2024년 21.68%에서 20.10%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20%대를 유지 중이다. 에이피알 미국 법인은 당기순이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당기순이익률이 0%에 수렴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유가 급등 우려 겹치며 수익성 '경고등'
 
이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동지역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아라비아 반도 동부 연안 7개 에미리트로 이루어진 나라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K-뷰티 수출이 늘어난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 실질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23년 9000만 달러로 수출 12위를 기록했던 UAE 지역은 2024년 1억7000만 달러로 확대되면서 3계단 상승한 9위를 기록, 지난해에는 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8위로 수출 순위가 올랐다. 전체 수출 비중으로 보면 2.5%다. 
 
하지만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해 아프리카·중동행 물류에 극심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주요 선사들이 중동행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운임을 대폭 올리면서 선적 일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우회 수출길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를 공격하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동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됨에 따라 원유 공급 차질은 최소 4월 중후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렌트유는 단기적으로 배럴당 110~120달러 수준으로 상승한 후 2분기 95달러, 3분기 80달러 4분기 75달러로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우리 화장품들의 중동 수출이 어려워진 데다 화장품 원료들이 석유 화학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원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라면서도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관세와 중동 이슈는 글로벌 화장품 업계가 동일하게 겪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은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진국에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해 고가의 해외 화장품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줘야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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