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OCI 회장 별세…화학·태양광 산업 성장 역할
2017-10-21 18:28:47 2017-10-21 18:28:47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국내 태양광 산업을 주도했던 이수영 OCI 회장이 만 75세 나이로 별세했다. 이 회장은 화학기업이었던 OCI를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산업의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수영 OCI 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영면했다. 이 회장은 1942년 9월 '마지막 개성상인'이라 불리는 고 이회림 창업주의 여섯 자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기고와 연세대를 거쳐,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수료했다.
 
21일 이수영 OCI 회장이 만 75세 나이로 별세했다. 사진/OCI
 
그는 1970년 OCI 전신인 동양화학에 전무이사로 입사해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정상화했다. 1979년 사장, 1996년 회장으로 취임해 최근까지 회사 경영을 총괄했다. 해외 유학 시절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감각을 살려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프랑스 롱프랑사와 화이트 카본 사업을 하는 한불화학(1975), 미국 다이아몬드 샴록사와 탄산카리 사업을 하는 한국카리화학(1980·유니드로 변경), 독일 데구사와 자동차 매연 저감 촉매를 생산하는 오덱(1985), 일본 스미토모 화학과 반도체 약품을 생산하는 동우반도체약품(1991) 등을 설립했다. 신발과 TV,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 수출 산업의 핵심 원료를 공급했다.
 
1995년 국내 소다회 공장의 경쟁력 약화에 따라 국내 사업을 접었다. 대신 천연 소다회가 풍부하게 매장된 광산을 보유한 미국 와이오밍 소다회 공장을 인수해 세계 3위의 소다회 생산업체로 발돋움했다. 2001년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해 동양제철화학으로 사명을 바꾸고, 석유, 석탄화학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2006년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화를 시작으로 신재생 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상업생산 3년 만에 글로벌 톱3 메이커로 도약했다. 2009년 사명을 OCI로 바꾼 뒤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구했다.
 
이어 태양광 발전 사업에 도전, 2012년 400㎿ 규모의 미국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 계약을 수주하는 등 축적된 노하우와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 북미 등 국내외 시장을 개척했다.
 
이 회장은 2004년부터 한국 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추대돼 2010년까지 3번 연임하며 기업들의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강조했다. 2008년엔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한 세계 경제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 운영을 촉구했다. 또 '노조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등 노사가 협력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는 데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큰 이바지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경영에도 노사화합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특히 직원들에게 “남에게 피해줄 일, 욕먹을 일은 애당초 하지 말라. 돈을 버는 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라는 말을 항상 강조하며,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창업정신에 기반해 화학 전문 인재 육성에 노력했다. 이와 함께 ‘Chance, Challenge, Change (기회, 도전, 변화)’의 핵심가치와 “서두르지 말아라, 그러나 쉬지도 말아라”라는 실천의 중요성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창의적인 인재로의 성장을 당부해 왔다.
 
이수영 회장은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할도 중시해 인천 송도학원의 송도 중·고등학교를 운영해 왔으며, 송암문화재단을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장학지원도 앞서 실천했다. OCI미술관을 통해 국내 신진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국내 현대 미술 활성화를 위한 무료 전시 및 지방 순회전도 지속했다.
 
2011년부터는 전국 300개 초등학교에 5㎾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솔라스쿨(Solar School)’ 사회공헌 활동도 해왔다. 이 회장은 어린이들이 태양광 발전설비를 보면서 “폴리실리콘 없이도 태양 에너지에서 곧바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명해줬으면”하는 염원을 담았다.
 
한편, 이 회장 유족은 부인 김경자 여사와 장남 이우현(OCI사장), 차남 이우정 (넥솔론 관리인), 장녀 이지현(OCI미술관 부관장)이 있다.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은 동생이다 . 이회장의 빈소는 세브란스 병원(신촌)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10월25일 오전 8시 영결식 후 경기도 동두천시 소재 예래원 공원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빈소 조문은 22일부터 가능하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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