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70선에 그쳤다. C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이하로 떨어지면 건설경기가 나쁘다는 의미이고, 100이상이면 경기가 좋다는 의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CBSI가 76.3포인트로 전월 대비 2.1포인트 소폭 상승했다고 9일 발표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혹서기 이후 지수가 일부 상승하는 계절적 요인과 지난 8월 부진에 따른 통계적 반등 효과로 소폭 상승했다"면서 "특히 내년 공공물량 축소로 건설업계 전반에위기감이 퍼져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CBSI지수는 정부의 8.2부동산 대책 영향 탓에 전월 대비 11.2포인트 하락하면서 1년7개월만에 최저치인 74.2를 기록한 바 있다. 항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규 공사 수주지수와 건설공사 기성지수 등 실적 지표들은 모두 전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내년 SOC 예산안 감축 발표 영향으로 공공물량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체 경기지수를 끌어내렸다. 실제로 내년 SOC 예산은 올해보다 20.0%(4조4000억원) 줄어든 17조7000억원 규모로 향후 건설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SOC 예산은 지난 2004년 이후 14년만에 최저치이며, 삭감폭 역시 한 해 기준 역대 최대치(4조4000억원)이다. 건설업계는 공공부문 매출의 5분의 1 이상이 줄어들기 때문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기업 규모별 CBSI는 대형 건설사와 중소 건설사의 경기지수가 모두 올랐다. 대형 건설사는 전월 대비 14.3포인트 상승한 78.6, 중소 건설사는 전월 대비 4.4포인트 상승한 76.1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중견 건설사의 경우 전월 대비 12.5포인트 하락한 74.2를 나타냈다.
한편, 건산연은 10월 CBSI는 81.7포인트로 9월 대비 5.4포인트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역대 최장 추석 연휴로 개점휴업이었던 건설사들이 미뤄뒀던 분양물량을 10월 대거 쏟아내면서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월 전국 분양물량은 총 56곳, 4만6445가구(오피스텔 제외)로 이 가운데 3만2204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올해 최대 물량이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분양물량은 2만222가구로 전월과 비교해 무려 3배 이상 증가하는 물량이다.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10월에는 9월보다 CBSI가 상승하는 계절적 요인이 있는데, 이러한 계절적 요인이 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 SOC 예산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70선에 그쳤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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