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LG하우시스(108670)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5월 임단협 상견례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로써 분사 이후 처음 진행된 파업도 중단하기로 했으며, 예고된 집회도 철회했다.
LG하우시스 노동조합은 25일 "4개월 만에 노사간 잠정 합의가 결정(지난 23일 새벽 3시30분)됐다"며 "이에 따라 부분 파업과 오는 26일 예정된 집회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내년 3월부터 기본급이 4.78%(호봉승급 포함)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또한 현재 3직급 체계를 4직급으로 조정하는 내용과 정년을 만 60세가 도래하는 연말까지로 연장하는 내용 등도 잠정 합의안에 포함됐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90% 이상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투쟁을 이어 왔다"며 "찬반 투표를 거쳐 체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지난 5월25일 임단협 상견례를 갖고 14차례에 걸쳐 협상을 이어 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 15일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당일 한차례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 2009년 LG하우시스가 LG화학에서 분산된 이후 첫 파업이었다. 이어 울산공장과 청주(옥산)공장의 전 조합원이 조별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하면서 강도는 한층 거세졌다.
파업 이후 첫 교섭(15차)에서 조차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노조 측은 부분파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본사 앞 집회를 계획했다. 지난 21일 16차 교섭까지 의견차를 보이다가 지난 23일 새벽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안을 받아 들이며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는 파업의 강도가 세지거나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끼칠 것을 우려한 사측의 대응으로 풀이된다. LG하우시스의 울산, 청주(옥산) 공장에서는 플라스틱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 건축자재와 자동차부품, 원단 등 고기능 소재·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3조 3교대 근무 체계로, 부분 파업도 전면 파업 못지 않은 생산 차질을 빚는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부분 파업에 들어 갔다"며 "라인에 따라 다르지만 부분 파업은 전체 파업 만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사측에서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LG하우시스의 경우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기 시작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이미지 실추가 염려될 수밖에 없다. LG하우시스는 그간 B2B 위주로 사업을 해왔지만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의존도를 줄이고자 B2C 시장으로 발을 넓혀왔고, TV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직영점 확대로 소비자 점접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오는 26일 총회를 열어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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