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추적하는 빅데이터)빅데이터 승자가 4차 산업혁명도 주도
데이터 전쟁 발발…구글·아마존에 SKT·네이버 도전장
2017-09-21 06:00:00 2017-09-21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데이터 부자'가 4차 산업혁명의 최종 승자에 오른다.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쪽이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은 이미 기업들에게 명제가 됐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강자들이 이미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이동통신사와 포털, IT서비스 등 주요 기업들도 자신만의 빅데이터 전략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빅데이터 주도권 경쟁…국내도 추격전
 
국내 이동통신사와 포털, IT서비스 업계는 각자의 방식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쌓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고객 성향 분석과 향후 사업계획 수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동시에 각자의 AI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밑거름이 된다. 국내 1위 이통사 SK텔레콤은 기지국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AI 스피커 등을 통해 데이터를 쌓고 있다. 데이터 분석 결과는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에게 제공되고, 자체 AI 엔진 '누구'의 학습에 활용된다.
 
기지국을 통해 쌓이는 통화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면 특정 지역의 유동인구를 파악할 수 있다. 가령 일주일 중 서울 신촌에 인구가 가장 많이 모이는 요일과 시간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여기에 멤버십 포인트 사용 내역을 더하면 어떤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더 이상의 상권 분석이 필요 없을 정도다. SK텔레콤은 빅데이터 플랫폼 '지오비전'을 통해 각종 상권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 T맵을 통해서는 실시간 교통정보도 알려준다. T맵 사용자들의 출발지와 도착지, 이동 시간이 쌓이면서, 특정 구간의 상습 정체 시간대도 알 수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AI 스피커 누구를 통해서는 음성으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어떤 물품을 가장 많이 쇼핑하는지 등의 기록이 남는다. 추후 음성 인식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토대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사용자들의 검색어 데이터가 강점이다. 검색어와 AI 플랫폼 '클로바'를 통해 국내외 데이터를 쌓아 AI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하루에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되는 검색어만 약 3억개다. 이중 약 3분의 1이 쇼핑과 관련된 검색어다. 청바지, 스마트폰과 같은 쇼핑 물품이나 각종 오픈마켓과 쇼핑몰 등을 찾기 위해 검색어를 입력하는 사용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검색어들은 쇼핑을 비롯해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별, 연령대별, 성별 등으로 구체화된다.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는 '네이버 데이터 랩' 사이트를 통해 제공된다. 검색어 트렌드와 업종별 인기지역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상권 분석을 필요로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유용한 정보다. 클로바를 통해서는 해외 사용자들이 입력하는 데이터도 축적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로바는 아시아 대표 AI 플랫폼을 표방한다"며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AI 스피커 웨이브를 통해서도 다양한 데이터를 쌓고 있으며, 데이터는 누구인지 구분할 수 없는 비식별화된 상태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물류 BPO(업무처리아웃소싱) 사업을 통해 다양한 물류 관련 데이터를 얻고 분석 솔루션도 갖췄다. B2B(기업간거래) 기업 특성상 기업들이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저장량이 특히 많다. 삼성SDS 관계자는 "물류 시스템 운영을 통해 확보되는 데이터는 고객의 동의 하에 사용 가능하다"며 "창고 레이아웃이나 동선 최적화에 활용할 수 있고, 트럭 운송에서 개인별 운전 습관과 연료 소모량 등을 분석해 경제적인 운전 패턴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최근 기업용 솔루션 '브라이틱스'에 AI 기능을 더했다. 챗봇과 음성인식이 가능한 대화형 AI 플랫폼 '브리티'도 선보였다. 모두 기업 관련 데이터가 풍족하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던 솔루션들이다. 
 
대표선수는 구글·아마존…글로벌 검색·전자상거래 장악
 
글로벌 기업들은 전세계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강력한 플랫폼이 가장 큰 무기다. 빅데이터와 AI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기업은 구글과 아마존. 구글은 한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전세계 검색 포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구글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검색어는 전세계의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하는 가늠자가 된다. 구글 트렌드를 보면 최신 국가별 검색어 순위와 특정 주제에 대한 국가별 관심도를 알 수 있다. 가령 포켓몬스터에 대해 어느 국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였는지 순위를 보여준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도 장악했다. 개방형인 안드로이드는 폐쇄형인 애플의 iOS를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기본 장착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의 어떤 기능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 즉각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구글의 AI 플랫폼인 구글홈은 이러한 강력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고도화되고 있다. 전세계 제조사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동향에 대해 항상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아마존닷컴을 통해 방대한 행위 데이터를 쌓는다. 아마존은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구입할 가능성이 높은 물품을 예측해 배송을 미리 준비하는 시스템도 선보였다. 아마존은 이를 기반으로 AI 플랫폼 알렉사와 AI 스피커 에코를 보유했다. 특히 알렉사는 글로벌 전자 기업들의 주요 스마트 가전에 탑재되며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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