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MBC 본부가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KBS와 MBC 노조는 각각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양사가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UHD(초고화질) 방송과 중간광고 도입 등 지상파 방송의 주요 현안들의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장겸 MBC 사장(왼쪽)과 고대영 KBS 사장이 지난 1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의 날 축하연에 참석하던 중 노조원들의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지난 5월31일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UHD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또 오는 12월부터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등 광역시에서 UHD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상파 UHD는 기존 HD 방송보다 화질이 4배 개선됐다. 사용자가 주문형비디오(VOD) 등 각종 서비스를 TV에서 선택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도 가능하다.
수도권 UHD 방송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UHD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은 소수다. 지상파 UHD 방송을 보려면 미국식 표준(ATSC 3.0)이 적용된 UHD TV가 필요하지만 보급률은 미미하다. 미국식 표준 전에 출시됐던 유럽식(DVB-T2) UHD TV 구매자들은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직접수신 시청자가 적은 것도 걸림돌이다. 현재 대부분의 TV 시청자들은 케이블 TV나 인터넷(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에 가입해 방송을 본다. UHD 전용 콘텐츠도 부족하다. 방송사들은 일부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중심으로 UHD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지만 그 수가 적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시청자들이 많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방송 시청 방법과 콘텐츠 등을 알리고 있었지만 파업으로 인해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장 KBS와 MBC 실태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KBS와 MBC 직원들이 왜 사장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제작거부에 나섰는지에 대해 파악을 하는 단계다. 조사 후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그간 지상파 방송사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중간광고 도입과 KBS 수신료 현실화 등의 현안은 당분간 뒤로 밀리게 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현재 TV조선·JTBC·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종편)과 케이블 채널에만 허용된 중간광고가 지상파에서도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재원 확충을 위해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을 포함한 방송광고 규제 개선 방안 마련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영방송 지배 구주와 편성 자율성 등을 개선하는 입법 추진과 KBS 수신료 현실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의 소환 요구에 불응한 김장겸 MBC 사장의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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