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공석인 한국지엠의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국내 완성차업계의 관심이 높다. 어떤 경력을 가진 전문가가 CEO로 오느냐에 따라 한국지엠의 향후 운명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에 대한 바로미터로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임스 김 한국지엠 CEO는 오는 31일자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미국 GM 본사는 아직까지 후임 CEO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 전에 신임 CEO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움직임은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늦어도 8월말까지는 차기 CEO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임스 김이 한국계 CEO로 주목받았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신임 CEO는 또 GM 본사 임원이 파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또한 GM 본사가 차량의 본원 경쟁력과 노조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직시하지 못하고 경영자의 자질로 떠넘기는 등 오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신중한 인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한국지엠의 차기 CEO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무나 구조조정 전문가가 올 경우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은 기정사실화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GM은 현재 한국지엠의 지분 76.96%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발을 뺄 경우 이와 관련된 전문가가 CEO로 올 가능성이 높다. 17.02%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이 최근 GM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해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GM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면 이와 관련된 CEO를 보내지 않을 이유는 없다.
이와 달리 판매나 노사 문제 등 다른 분야 전문가가 CEO로 올 경우 한국지엠은 철수설 등 악재를 씻어내고 재도약할 소방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GM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나 마케팅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전문가가 CEO로 올 경우 한국지엠의 향후 공격적인 시장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GM의 디자인 및 연구개발(R&D) 거점인 동시에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쉽게 철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기 한국지엠 사장으로 누가 오는지에 따라 한국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높다”며 “만약 GM이 한국지엠 지분을 내놓을 경우 중국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조가 지난 7월 17일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일대에서 산업은행 한국지엠 지분 매각을 반대하며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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