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박근혜정부 초기 논란이 됐던 '담뱃값'이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이 과거 자신들이 인상을 주도한 담뱃세를 이번에는 인하하겠다고 법안 발의했기 때문이다.
두 정권 사이에서 담뱃세를 대하는 논리를 손바닥 뒤집 듯 바꿔버린 자유한국당을 두고 '자가당착'이라는 비판과 함께 여론은 싸늘하다. 실제 담뱃세 인상을 추진했던 3년 전에도, 담뱃세 인하를 주장하는 지금도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모두 한결같이 기만적이다.
단지 문재인정부의 부자 증세에 맞서려는 의도로만 비춰질 뿐이다. 과거 내세웠던 '국민건강'이라는 취지도 결국 거짓이었다는 걸 자인한 셈이고, 이제와 담뱃세 인하를 '서민감세'로 추켜세우는 걸 보면 그들은 처음부터 '국민건강'에는 관심이 없었던 듯하다.
과거 자유한국당이 담뱃세 인상 카드를 꺼낼 당시에도 여론은 들끓었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로 인한 세수부족을 메우기 위한 정책을 '국민건강'을 위한 금연 정책이라고 포장했기 때문이다. 금연정책은 세수를 더 걷기 위함이 아니라,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방향이어야 마땅하지만 당시 담뱃세 인상은 철저히 세수 확보 목적으로 추진됐다.
뜬금없이 담뱃세에 포함되지 않았던 개별소비세(594원)를 신설해 인상된 세수의 절반을 중앙 정부의 국고로 귀속했던 행태만 들여다봐도 당시 그들이 담뱃세 인상을 오로지 세수 정책으로 바라보고 있었음을 방증한다.
실제 담뱃세 인상 덕분에 세수는 대폭 증가했다. 2014년에 담뱃값 인상 전에 담배로 인한 세수가 6조 9000억 원에 불과했으나, 담뱃값 인상된 이후에 10조 원이 됐고, 지난해에는 12조원까지 세수가 무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이렇게 증가한 세수는 당초 박근혜정부와 자유한국당이 밝혔던 것처럼 '국민건강 증진'에 쓰엿다는 정황은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사과가 선행되지 못한 자유한국당의 정책이 진심으로 서민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물론 흡연자의 입장에서는 담뱃값이 싸진다면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자유한국당이 내놓을 법안은 아니다. 당시에 본인들이 통과 시킨 인상법안을 이제와서 정반대의 진정성 없는 논리를 펼치는 건 현 정부 정책에 딴지를 걸어보자는 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담배값의 변화에는 고소득 계층보다 서민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당시 상당수 흡연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강이라는 목적하에 값을 무려 2배 가까이 올리더니 정권이 바뀌었다고 딴소리 하는 자체가 뻔뻔한 태도이다.
세제 개편과 관한 야권의 맹목적인 '딴지 걸기'와 추락한 지지율을 만회해보겠다는 심산에서 이뤄지는 '포퓰리즘' 정책은 국민들에게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자유한국당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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