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시가 학교폭력을 비롯해 갖가지 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 관련 조례안을 마련했다. 이미 사회문제 해결을 디자인의 한 범주로 설정한 범죄예방 디자인 조례는 다른 지자체, 자치구에도 많이 있었지만 학교폭력예방디자인, 치매·고령화 대응 디자인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 전반을 포괄하는 조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서울시 사회문제해결 디자인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례는 디자인을 통해 사회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조례안에는 ▲사회문제해결디자인의 정의 및 적용범위 ▲기본계획 수립 ▲시민참여 ▲교육·홍보 등이 담겼다.
시 관계자는 “급격한 현대사회에서 사회문제는 가변적이고 유동적이어서 이를 디자인과 연결해 정의를 한다는 것부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추구했던 정책방향을 중심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회문제해결 디자인에 대해 정의했다”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사회문제해결디자인이란 시민의 요구를 파악하고 시민과 협력하여 디자인을 통한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디자인이다.
적용범위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디자인, 위험예방을 위한 디자인, 생활환경 개선 디자인, 정서적 안정감 증진을 위한 디자인 등 7가지로 규정했다. 시는 3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해 단계별·부문별 추진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시는 범죄예방디자인을 비롯해 학교폭력예방디자인, 스트레스프리디자인, 인지건강디자인, 디자인거버넌스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앞서 진행한 시의 디자인 사업이 효과가 입증되며 시민들의 지지와 관심을 받으면서 디자인 정책의 한 축으로 그 중요성이 증대됐다. 이와 함께 물질 중심의 디자인에서 인간중심의 디자인으로 디자인 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
시는 정책의 지속성과 관련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조례안을 입안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간 시의 디자인 사업성과를 살펴보면,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은 지난 2012~2016년 37곳, 학교폭력예방디자인은 2014~2016년 4곳, 인지건강디자인은 2014~2016년 3곳, 스트레스프리 디자인 사업은 2016년 1곳에 각각 설치됐다.
지난 6월에는 시민 약 7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회문제해결디자인 국제포럼을 개최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시 사회문제해결디자인의 국·내외 사례와 정책방향을 논의하고, 사회문제해결디자인 조례의 필요성을 공유했다.
특히, 시민이 디자인 사업을 제안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 다른 디자인 관련 조례보다 시민참여를 강조했다.
시는 이날부터 23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 기간을 거칠 예정이다. 제정안에 의견이 있는 단체 또는 개인은 우편이나 시 법무행정서비스를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서정협 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조례를 통해 사회문제해결 디자인을 아우를 수 있는 체계를 정립해 그동안 다루지 못했던 사회문제도 디자인적 관점으로 다룰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전국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중학교 외벽에 입체 테마벽화가 조성된 가운데 선생님과 어린이들이 함께 이야기를 하며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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