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우려 현실화…입주물량 과잉에 미입주까지 늘어
서울과 지방·수도권 양극화 확대…"전세가 급락 예상"
2017-07-12 15:41:11 2017-07-12 16:10:18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아파트 미입주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역전세난’의 현실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입주경기실사지수를 도입하고, 지난달 지자체별 입주율을 조사해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주택산업연구원은 12일 ‘입주경기실사지수(HOSI·Housing Occupancy Survey Index)’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하고, 지자체별 입주율을 조사해 발표했다. 지난 6월 입주율은 전국 76.4%, 수도권 76.9%, 지방 76.1%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주권과 강원권 입주율이 60%대 수준으로 제일 낮았는데, 다시 얘기해 10곳 중 4곳이 미입주 상태로 비어 있는 셈이다.
 
입주물량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7월 입주물량은 전국 54개 단지 총 3만7536가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민간 2만5084가구(66.8%) ▲공공임대 9866가구(26.3%) ▲공공분양 2586가구(6.9%)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21개 단지 1만7475가구, 지방 33개 단지 2만61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올해 연간 입주물량은 약 36만9700가구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13년 19만6000가구 ▲2014년 26만4200가구 ▲2015년 26만7100가구 ▲2016년 28만6400가구와 비교하면 입주 폭탄으로 부동산 시장의 붕괴 위험성에 제기된다. 문제는 올해를 시작으로 2~3년간 입주물량 증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7월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및 미입주 원인 현황.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서울과 수도권·지방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7월 서울의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는 89.6%로 가장 높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기 78.9%, 충북 77.8%, 전북 77.3%, 전남 69.6%, 울산 69.2%, 대구 55.7%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지역의 입주여건이 수도권, 지방과 비교했을 때 훨씬 양호하다는 것이다. 미입주 이유는 ▲잔금대출 미확보(26.6%)가 가장 높았고 ▲기존주택 매각 지연(23.4%) ▲세입자 미확보(21.9%) ▲전매대상자 미확보(18.8%) 순으로 조사됐다.
 
대출규제 강화기조가 지속되면서 잔금대출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미입주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입주물량 과다지역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박홍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구와 대전지역의 입주여건이 상대적으로 가장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입주물량이 증가하면 전세가격 안정화의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간에 급증하는 지역은 전세가격 급락이나 역전세난 및 주택사업자의 부실화 위험이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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