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이틀간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이달 초 군산조선소가 잠정 폐쇄한 데 이어 2주 만에 울산조선소도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졌다.
11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13일과 14일 이틀 간 국회와 광화문 등 서울시 일대에서 대규모 전면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당초 지부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전면파업을 할 예정이었으나, 조합원의 참여 독려 등을 위해 일정을 하루 줄였다. 전면파업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첫 번째 파업은 앞서 지난 2월 회사 분할에 반대하며 울산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번 파업의 목적은 난항을 겪고 있는 임단협 해결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13~14일 국회, 광화문 등 서울 일대에서 최대 1000명이 참석하는 전면 집회를 열고 임단협 타결을 요구하고 나선다. 사진은 지난달 울산 본사에서 열린 집회 현장 모습이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금교섭을 동시에 진행하는 통합교섭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은 수주량 감소로 인한 군산조선소 운영 잠정중단, 5000여명의 유휴인력 발생 등을 이유로 기본급 20%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지부는 연장수당 폐지와 기본급 동결 등을 받아들인 만큼 삭감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파업으로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지부는 지난달 27일과 29일, 이달 4일과 5일 하루 2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지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에는 최대 1000명의 조합원이 참가할 계획"이라며 "사측이 임단협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시간만 끌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전체적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회사 분할을 통한 편법 경영의 문제점 등을 짚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갈등 재개로 울산조선소의 정상적 운영도 어렵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군산조선소 운영을 잠정중단했고, 울산조선소도 10개 도크 가운데 4·5번 도크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이번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 수가 정상운영의 최대 변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전체 조합원 가운데 일부만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울산조선소는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부는 지난 6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만나 현대중공업 자회사 현대힘스(HYMS)의 일감몰아주기, 하청업체에 대한 일방적인 기성비 삭감 문제 등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현대힘스는 현대중공업이 2008년 설립한 조선기자재 납품 회사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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