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가구 업계의 중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사업 확장은 물론 광고선전비를 대폭 늘리며 고객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치열한 점유율 경쟁 속에 판관비 부담은 늘어나고 있어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룸은 지난해 1555억31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07년에 설립된 일룸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공유를 모델로 발탁한 해인 201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판관비도 크게 늘었다. 판관비는 기업이 영업활동 또는 판매활동을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통틀어 말한다. 여기에는 임직원들의 급여를 비롯해 임차료와 광고선전비, 접대비, 판매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일룸은 지난해 판매관리비로 638억6614만원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1555억3121만원) 대비 43.95%에 해당하는 액수다. 배우 공유를 통해 마케팅에 주력했던 2014년에는 판관비가 매출 대비 50%까지 차지했다. 이 가운데 광고선전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2013년 12억원 수준이던 광고선전비는 이듬해인 2014년 81억8200만원까지 늘었으며 지난해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업계 2위 현대리바트의 광고선전비 72억6500만원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중위권 시장에 속한 까사미아는 판관비의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수년째 매출의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꾸준히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유통망 확보와 마케팅에 힘을 쏟은 결과다. 까사미아의 지난해 판관비는 386억6500만원으로 이는 매출액(1219억6800만원) 대비 31.7%에 해당한다. 판관비 내에 광고선전비는 지난 2013년 14억4800만원에서 지난해 34억1000만원 3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중위권 업체들의 판관비가 늘어나는 데는 특판시장 중심이었던 가구시장이 소비자 거래로 옮겨가면서 광고 등 마케팅에 주력한 영향이다. 이미 시장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선두그룹과 달리 중위권 업체들은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와 점유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위주로 거래됐던 특판시장이 줄고 소비자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해졌다"며 "인지도가 결국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위권 경쟁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치열한 시장환경에서 판촉비, 광고비 등에 판관비를 막대하게 쏟아 부어 출혈경쟁으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의 판관비는 매출 대비 10%대 후반에서 20% 초반에 머물고 있다"며 "판관비는 수익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매출 대비 30~40% 수준의 비용 부담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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