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이한 10일 시민들은 서울광장을 가득 메우고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던 그 날의 외침을 되새겼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는 '6월 민주항쟁 30년 기념 국민대회-6월의 노래, 다시 광장에서'가 진행됐다.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레인보우어린이합창단 소속 어린이 40여명은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뒤이어 민중가수 손병휘씨가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 함께 대표적 민중가요인 '아침이슬'과 '광야에서'를 연이어 불렀다.
손씨는 "이번 촛불 집회도 그랬지만 1987년 당시에도 구호와 연설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며 "그 중 노래는 우리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기도 했다. 함께 부르자"고 말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어느덧 중년이 되어버린 30년 전의 청년들은 그때를 떠올리며 함께 노래했다.
이어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가 틀어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6월 민주항쟁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이후 6월 민주항쟁 30년 기념 국민대회는 서울모테트합창단과 이소선합창단, 서울세종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시작되자 절정에 다다랐다. 곧이어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원곡 가수인 윤선애씨와 함께 '그날이 오면'을 열창했다.
노래를 마친 박 시장은 30년 전의 자신을 회상하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시장은 "정말 긴 세월이 지났다. 저는 당시 갓 30살이었다"며 "그때는 감옥에 간 수많은 학생과 노동자, 문화예술인들 변론하던 젊은 청년변호사였는데, 이제는 머리숱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새 대통령을 뽑고 새로운 정부를 만들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라며 “이제는 광장의 민주주의가 일상 속 우리 삶의 민주주의로 승화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박 시장은 우리 세대에서 분단의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우리가 30년 전에 꿈꾸던 세상은 결코 분단 세상이 아니다”라며 “더 넓고 더 높은 민주주의와 함께 6월 민주항쟁의 주역이었던 우리 세대가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함께하자”고 말했다.
이후 소프라노 이미향, 바리톤 김재일의 공연과 손병휘, 윤선애 등 민중가수들, MC메타, 루고, AG0 등 래퍼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국민대회 마지막에는 6월민주항쟁 30년사업 추진위원회가 작성한 민주화 30년과 촛불승리를 아우르는 국민주권 대헌장 초안이 발표됐다. 추진위는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새로운 대한민국과 주권자인 국민이 만들어 가야 할 대한민국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끝으로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유월의 노래’를 부르며 공식 행사를 마무리했다.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 30년 기념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날이 오면’을 합창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