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우리나라가 4년 연속 OECD 최하위를 기록한 가운데 직장인 2명 중 1명은 유리천장을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인이 직장인 738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유리천장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54.3%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29일 밝혔다.
직장인들이 유리천장을 느끼는 순간으로는 ‘직책자를 남직원으로만 임명할 때’(39.7%, 복수응답)를 1위로 꼽았다. 이어 ‘여직원들이 승진에서 밀릴 때’(33.7%), ‘중요한 출장, 미팅 등을 남직원 위주로 보낼 때’(29.7%), ‘육아휴직한 직원들이 복귀 없이 퇴사할 때’(29.4%),’남직원들끼리만 회식 등 친목도모를 할 때’(14.7%)의 순이었다.
유리천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있어서’(45.4%,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는 ‘여성 고위직이 적어서’(31.7%), ‘동일 연차 남성직원의 급여가 더 높아서’(31.7%), ‘핵심 업무가 주로 남성직원에게 할당돼서’(31.4%), ‘동일 연차 남성직원의 승진이 빨라서’(30.4%), ‘남성 직원이 많아서’(21.4%) 등이었다.
본인의 현재 직장에서의 최종 승진 예상 직급은 성별로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여성은 ‘대리’(28.7%), ‘과장’(27.1%)이 나란히 상위에 오른 반면, 남성은 ‘부장’(31.1%), ‘임원’(29.2%) 순으로 남성이 더 높은 직급까지 승진할 수 있다는 답변이 상위를 차지했다. 특히, 임원 승진의 경우, 남성은 29.2%인 반면, 여성은 7.3%에 그쳤다.
또 직장생활 중 유리천장을 느낀 적이 있다는 여성 직장인의 비율은 66.9%로 나타났다.
유리천장을 느낀 상황에 대해서는 ‘평소 결혼, 출산 관련 질문을 받음’(63.7%, 복수응답)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외로는 ‘성차별적 발언을 들음’(53.3%), ‘금방 퇴사할 직원으로 취급 받음’(33%), ‘여자라는 이유로 친목모임에서 제외’(9%) 등이었다. 무엇보다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는 응답도 44.8%로 집계됐다.
이들이 받은 불이익은 ‘남성동기보다 적은 초봉’(44.4%)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남성동기가 먼저 승진’(24.6%), ‘영향력 적은 부서나 한직으로 발령’(9.2%), ‘직책자 임명에서 누락’(8.5%), ‘주요 프로젝트 등에서 제외’(7%) 등이 있었다.
한편,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일과 육아의 양립을 위한 인프라 조성’(60.6%, 복수응답)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계속해서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 타파’(38.8%),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35.4%), ‘여성직원에 대한 기업들의 대우 개선’(29.5%), ‘유리천장 타파에 대한 정부의 계도’(21.4%) 등이 뒤를 이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예전에 비해 남녀차별이 많이 완화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핵심 요직에 여성 인사를 발탁해 사회의 유리천장을 깨는데 앞장서고 있지만 여성 직원들이 체감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이라며 “회사 내 자리잡고 있는 여성차별적인 관행 제거와 출산, 육아로 인해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는 조직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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