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차기정부 교육정책, 사회적 합의 도출 노력해야”
이해집단 의견 수렴도 중요…"분명한 비전·철학 있어야"
2017-04-26 06:00:00 2017-04-26 06:00:00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열흘 남짓 남았다. 이번 대선은 보궐선거인 탓에 끝나자마자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다음 정부에 주어진 과제는 참으로 막중하다. 격변하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북핵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양극단으로 나눠진 국민의 통합과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일은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차기정부가 이뤄내야 할 통합과 소통, 그리고 교육정책은 무엇인지를 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와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의 진단을 통해 알아본다.<편집자>
 
바야흐로 변화의 시대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누구나 희망을 갖는다. 이 시점의 시대적 소망 키워드 세 개를 꼽는다면 변화, 통합, 공정이라 할 수 있다. 지금 국민은 변화를 원하지만 편가르기에 기반을 둔 변화는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통합에 기반을 둔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이 통합은 힘을 가진 쪽과 그렇지 않은 쪽에 공정한 경쟁의 룰이 적용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따라서 새 정부는 공정한 경쟁에 기반을 둔 사회질서 회복으로 통합을 이루고, 통합된 한국의 힘을 바탕으로 대내외적 상황 변화에 발전적으로 대응하는 소통을 하기 바란다.
 
통합을 위한 소통
 
대립을 위한 소통은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 새 정부는 무엇보다 50%의 국민이 아닌 우리 국민 전체를 위한 소통을 해야 한다. 이리 저리 쪼개어져 있는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만으로도 큰 업적이 될 수 있다. 소통은 마치 기계를 원활하게 움직이는 윤활유와 같아서 그 존재가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없으면 기계 전체가 삐걱거리며 작동하지 않는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통합적 소통에 새 정부는 가장 큰 주안점을 두기 바란다.
 
무엇보다 시급하게 양극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정보를 접하든 ‘우리’와 ‘너희’로 나누어 서로 상대방의 의견은 아무리 옳더라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거나, 옳은지 그른지 생각하려는 의지조차 내팽개친 채 오로지 정파성에 근거해 판단하려 하는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힘을 갖게 될 집권자, 집권당부터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 당도 이 통합의 손길을 뿌리치지 말아야 한다.
 
더 나아가, 원활한 부처 간의 소통도 국가 전체 시스템이 순조롭게 작동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여러 부처들이 협력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일들도 부처 이기주의로 말미암아 일을 그르치게 될 때가 있다. 각 부처의 책임자들과 실무자들 모두 자신이 속해 있는 부처의 표면적 업적에 집착하기보다 우리 국민 전체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장기적 안목으로 상생하는 소통이 절실히 필요하다.
 
공정한 소통, 열린 소통, 진실한 소통
 
소통의 문이 어느 한 쪽만 열려 있고 다른 쪽은 닫혀 있다면 공정한 소통이 되지 못한다. 소통의 흐름이 막혀 있는 곳 없이 모두 열려 있고, 이처럼 열려 있는 소통의 통로로 진실한 정보가 흐를 때 비로소 쌍방 간의 의미 공유가 최대가 되는 참된 소통을 이룰 수 있다.
 
공정한 열린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겉으로 내보이는 소통의 내용과 속으로 지니고 있는 참뜻 사이의 불일치가 최소화되어야 한다. 물론 어떤 경우 국가의 안보나 특정 사안의 성공적 진척을 위해 잠시 엠바고가 필요할 때는 있겠으나, 대부분 표현과 속뜻 사이에 괴리가 있는 이중적 소통으로는 신뢰가 구축될 수 없다. 특히 높은 기관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이 이중적 소통을 하면, 국민과 언론은 끊임없이 그 높은 기관이나 권력자의 ‘의중’을 파악하려 불필요한 추측을 하게 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많은 오해가 누적되어 나중에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실타래를 풀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더 나아가, 특정인들만 특정 정보를 공유하는 밀실 소통이 아닌, 쌍방향 열린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일방향 소통은 현재와 같은 수평적 리더십 사회에 맞지 않는다. 또한, 거짓으로 일시적 은폐를 시도하는 소통이 아닌, 진실한 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된 시대에는 더욱 신뢰가 생명이다. 영원히 덮이는 진실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저 사람의 말만큼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결국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된다.
 
새 정부의 지도자는 물론이려니와 건전한 상식으로 상호 소통하는 우리 국민 모두가 SNS에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또는 왜곡된 정보를 올려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정보 유포자 스스로가 거짓 정보로는 더 이상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닫도록, 미디어 이용자 전체가 각 정보의 진실 혹은 거짓 여부를 현명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대내외적 상황 변화에 발전적으로 대응하는 소통
 
우리 주변의 대내외적 상황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우리가 내부에서 나뉘어 대립할수록 대외적 경쟁력은 하락할 확률이 높아진다. 각국의 지도자들이 자국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며 대외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새 정부는 내부에서의 끼리끼리 경쟁에만 골몰하던 시각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이제 그만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통합과 결속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통합의 소통을 앞서 강조한 것이다.
 
한국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이제 한국의 외부에 더 많이 있다. 임시방편으로 국민들을 잠시 안심시키려는 근시안적 소통만으로는 우리 국민을 실제로 안전하게 보호하기 힘들다. 안보와 경제, 이 두 가지가 모두 대내외적 상황 변화에 발전적으로 대응해야만 이루어낼 수 있는 새 정부의 필수 덕목이다. 우리 국민이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와중에 뜻밖의 복병을 만나 좌절하지 않도록, 새 정부의 지도자는 세계 속의 한국이 더욱 ‘살고 싶은 나라,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대내외적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글로벌 소통을 해야 한다.
 
새 정부는 우리 사회의 여기 저기 막혀 있는 소통의 혈관을 뚫어 주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한 개인의 혈관에 흐르는 피의 순환이 원활해야 신체의 건강이 유지되듯이, 한 사회의 소통망을 타고 운반되는 따뜻한 마음의 흐름이 사회의 건강을 유지시킨다. 이렇게 건강을 회복한 한국 사회의 힘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세계를 향한 전략적 소통에 어깨를 나란히 하기 바란다. 우리 민족은 위대한 민족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힘든 난관을 극복하고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세계 속에 우뚝 솟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제98회 3·1절인 지난 3월1일 오후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집회와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동시 진행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국가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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