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기준 D램 가격 동향. 자료/D램익스체인지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속적인 가격 인상에 따른 저항선과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가 요인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수급 불안은 국내 수출에도 적신호다.
반도체는 해당기업 실적은 물론 국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조로 1분기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의 ‘깜짝실적’을 달성했다. 지난달 2년3개월 만에 월간 최대 실적을 기록한 수출도 3개월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쓴 반도체(3월 76억2000만달러)의 힘이 컸다. 반도체가 산업계 전체를 이끄는 형국이다. 때문에 반도체가 휘청일 경우 입을 타격 또한 만만치 않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9일 오전 11시 기준 반도체 메모리 D램 주요 모듈 제품 가격은 전날과 같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DDR3 4Gb 512Mx8 eTT 제품은 전날보다 0.83% 내렸다. 최근 D램 스폿거래 가격이 약세 전환하면서 경기 고점 논란이 부상했다. 그간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반도체 부품 가격이 지속 상승하면서 전방 제품 가격에도 반영됐지만, 계절적 비수기와 겹쳐 가격 저항선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가 D램 18나노 공정 본격화와 함께 낸드플래시도 평택 3D 낸드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시장 공급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분기 중반부터 18나노 PC D램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평택 삼성 반도체단지는 지난달 시험가동에 들어가 오는 6월 완공된다.
다만 본격적인 공급량 확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높은 수준의 공정기술로 전환하면서 초기 수율의 문제점이 노출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삼성전자의 일부 메모리 모듈이 특정 노트북 제품에 적용하는데 문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도 17나노 공정 전환을 시작해 마찬가지로 수율 문제가 예상된다. 1분기 17나노 PC D램 제품의 샘플 제공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양산까지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PC D램의 공정 전환에 들어가지 않아 출하량 이슈는 없다.
신규 공정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본격적인 물량 증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하반기에는 중국에서 대규모 투자에 들어갔던 신규 D램 공장들 중 일부가 가동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시장 활성화에 따라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였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최근 제품 가격이 주춤한 모습이다.
메모리 시장이 공급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공급과잉 조짐이 나타나면 대응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금까지 주요 D램 공급업체는 서버 시장의 주류 제품과 사이클이 일치하도록 공정전환 속도를 조정해왔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8나노와 21나노의 고급 공정에서 서버용 D램 출하 비중을 제한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1분기에 18나노에서 생산하는 서버 D램 출하 비중이 약 30% 정도였고, SK하이닉스도 21나노에서 서버 D램의 출하 비중이 비슷한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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