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 브라 시장, 경쟁 '뜨겁다'
SPA·스포츠 브랜드 속옷부문 '강화'
2017-03-16 06:00:00 2017-03-16 0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편안함, 기능성 등을 강조한 속옷을 찾는 여성이 늘면서 정체된 속옷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속옷 브랜드 이외에도 SPA와 스포츠 브랜드들이 브래지어 라인을 강화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와 삼성패션연구소 등에 따르면 국내 내의류 시장은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년대비 성장률은 2% 수준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여성 속옷 시장은 이 중 절반을 약간 넘기는 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정체된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온 것은 '자기 몸 긍정주의'다. 업계 관계자는 "있는 그대로의 몸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과거 인기를 끌던 과장된 실루엣이나 화려한 디자인의 브래지어 대신 착용감을 강조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기존 속옷 브랜드다. 남영비비안(002070)은 지난해부터 딱딱한 와이어 대신 소프트와이어로 가슴을 편하게 감싸주는 '헬로핏' 브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비너스에서도 올해 와이어 대신 맞춤형 실리콘 패널을 사용한 '누디탑' 브라를 출시했다.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편안한 속옷이 강세를 보이며 이들 국산 브랜드의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5년만에 플러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SPA 브랜드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최근 와이어리스 브라 신제품을 출시한 유니클로는 전 매장에서 '안심 시착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속옷 제품은 따로 비닐에 포장해 시착을 금지했지만 편안함을 강조한 제품 특징을 전달하기 위해 시착을 허용키로 했다. 이달 17일부터 다음달말까지 전국 179개 매장에 여성 전용 피팅룸을 따로 설치하고 전 사이즈가 구비된 와이어리스브라 키트를 상시 비치할 계획이다.
 
란제리가 메인 상품인 홍콩의 SPA 브랜드 식스티에잇(6IXTY8IGHT)도 오는 18일 국내 첫 매장을 연다. 10대를 겨냥한 부드러운 면 소재의 란제리부터 30대를 위한 기능성 푸시업 브라 등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며 한국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스포츠브랜드들은 기능성을 강조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요 타깃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운동하는 여성이다. 아디다스는 올해 초 운동할 때에도 핏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프리미엄 제품 '커미티드 칠 브라'를 선보였으며 아식스도 러닝 전용 스포츠브라 '제로 디스트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 백화점 란제리 매장에서 브래지어를 구경하고 있다. 자료사진/롯데백화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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