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사교육비 월 25만6천원 '역대 최고'…교육 양극화도 심화
저소득-고소득자 지출격차 무려 9배…전체 학생수 줄었지만 총규모는 오히려 늘어
2017-03-14 16:36:57 2017-03-14 17:02:38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초중고 학생들의 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지만 작년 우리나라 가정의 사교육비 총규모가 7년 만에 되레 늘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6000원으로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저소득과 고소득층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초중고 가정의 사교육비 총규모는 약 18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00억원(1.3%)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규모는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2009년 21조6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해 7년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최저치를 기록했던 2015년 초중고 학생수가 609만명에서 2016년 588만명으로 21만명 감소했음에도 사교육비 총 규모는 2300억원 늘어났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6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2007년 22만2000원을 시작으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였는데 작년에는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4.5%, 10.9% 급증했다.
 
사교육비 증가는 예체능이 주도했다. 월평균 교과 사교육비는 19만1000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0.6% 증가했지만 예체능 사교육비는 6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9.5%나 급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예체능 사교육비는 2007년 조사 시작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체육이 2013년 이후 모든 학교급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교육비에 대한 부익부 빈인빅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1.9%로 학생 1인당 월평균 44만3000원을 지출했다. 반면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30%에 그쳤으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만원에 불과해 9배나 격차를 보였다. 최근 소득 양극화의 심화가 사교육비 지출에 일정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통계청의 2016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하위 20%인 1분위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2015년 128만998원에서 2016년 120만1766원으로 6.2% 줄어들었지만 상위 20%인 5분위는 같은기간 651만3930원에서 663만9709원으로 1.9% 증가했다.
 
전체 학생 중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의 비율을 말하는 '사교육 참여율'은 67.8%로 집계됐다. 교과 사교육 참여율은 51.0%로 3.7%포인트 감소했지만 예체능 사교육 참여율은 3.2%포인트 증가한 37.8%를 기록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2015년부터 예체능 사교육 참여율이 교과 사교육 참여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평균 6시간 동안 사교육에 참여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각각 6.8시간, 6.2시간으로 6시간 이상인 반면 고등학교는 4.6시간으로 조사됐다. 교과 사교육 참여시간은 3.9시간으로 전년 수준과 비슷했지만 예체능 사교육은 2.1시간으로 전년보다 17.9% 증가했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 6명 중 1명은 한 달에 5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1인당 사교육비는 평균 월 37만8000원이다.
 
월평균 10만원 미만의 사교육을 받는 학생은 전체의 7.1%, 월평균 10만~20만원의 사교육을 받는 학생 비율은 12.7%로 5명 중 1명의 학생은 월평균 20만원 미만의 사교육을 받았다.
 
반면 월평균 20만~30만원 미만 학생 비율은 12.1%, 30만~40만원 미만은 10.6%, 40만원~50만원 미만은 8.1%, 50만원 이상은 17.1%로 조사됐다. 전체 학생 절반 이상은 20만원이 넘는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서울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35만2000원으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았는데 읍·면 단위 지역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6만6000원에 그쳤다.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의 사교육비 총액은 10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56.7%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 학교 1483곳의 1491학급을 대상으로 작년 3월부터 9월까지 실시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공동으로 조사했으며 학부모 4만3000명이 참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소비자 물가상승률 이상의 학원비 인상이 사교육비 상승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과도한 학원비 인상을 법률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사교육비 경감정책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은옥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연구원은 "사교육비가 2013년과 2014년에 전년대비 3000원씩 올랐고 2015년에 2000원 올랐는데 작년에 1만2000원이나 올랐다"며 "현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인만큼 통계 조사결과로 입증할 수 있는 실제적인 사교육 경감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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