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격 급등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큰 이익을 안겨준 '폴리염화비닐(PVC)'이 올해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PVC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는 중국의 기업들이 주 원료로 사용하는 석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중국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 있는 신장이화케미칼의 PVC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5명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구체적인 폭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PVC는 전선피복, 필름시트, 장판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대표적인 범용 화학제품이다. 중국은 에틸렌으로 PVC를 생산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원료값이 싼 대신 전력이 많이 필요한 '칼슘카바이드(탄화칼슘) 공법'으로 저가 PVC를 생산해왔다. 중국은 전 세계 PVC 중 약 48%를 생산하고, 중국에서 생산되는 PVC의 80%는 이 공법으로 생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환경 규제로 석탄 값이 오르면서 석탄으로 PVC를 생산하는 업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계속된 저유가 기조에 원료가격이 낮아지면서 높은 마진을 얻게 됐다.
이번에 폭발한 공장도 칼슘카바이드 공법으로 PVC를 생산하는 공장이었다. 이번 사고로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전체 칼슘카바이드 PVC 공장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시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대적인 점검이 시행된다면 중국 PVC 업체들의 가동률은 지난해보다 더욱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PVC를 생산하는 국내 석유화학업체 수익성은 개선세다.
LG화학(051910)은 중국 텐진에 연산 41만톤,
한화케미칼(009830)은 닝보에 32만톤 생산능력을 갖춘 PVC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한화케미칼 중국 닝보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160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으며, LG다구케미칼도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 닝보 폴리염화비닐(PVC) 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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