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정부가 수입을 결정한 미국산 계란이 이르면 오는 주말부터 전국에 유통이 시작된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국내 계란에 비해 유통 과정이 길어 유통 기한 문제 등도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산 계란이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지난 12일. 정밀 검사를 위한 샘플 120㎏이 가장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이어 지난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각각 200톤과 9톤 물량이 비행기로 국내에 반입됐다. 16일에도 100톤 물량이 더 들어오고 16일 100톤, 18일 100톤 등 수입 예정인 계란은 모두 600만개에 달한다. 이들 계란은 검역을 거쳐 빠르면 주말부터 시중에 풀리며 30개 들이 한판 가격은 8990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AI로 계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계란 가격은 시중 슈퍼에서 30개 한판 기준으로 1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나마도 품귀 현상으로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계란 수입을 적극 지원했고, 16일 기획재정부는 최상목 1차관 주재로 열린 '제2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수입 계란에 대한 항공운송비 지원 한도를 기존 100만원에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입 계란이 얼마나 팔릴지는 미지수다. 현재 롯데마트는 수입 계란을 899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지만 시중 슈퍼가 아닌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는 국내 계란을 7000~8000원대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란 수입 소식 이후 계란 가격도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3일 기준 계란 한판 평균 소매가격은 전날의 9543원보다 102원 내린 9491원으로 지난해 12월 7일 이후 처음으로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신선도 문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계란의 평균 유통 기간은 30일이다. 미국에서 들여오는 계란의 운송기간과 검역 과정을 고려할 경우 최소 11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유통 기한은 19일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부는 현지에서 부터 냉장 보관해 들어오는 '콜드 체인' 시스템을 거치기 때문에 45여일 동안 유통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일단 유통 과정이 10일 이상 소요되고, 검역 과정이 길어지는 등 변수 발생의 우려도 높아 아무래도 국산보다는 품질상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정부는 계란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설 연휴인 28일까지 총 2500만개의 수입 계란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4일 인천 중구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가 미국산 달걀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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