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10년 동안 20~30대 청년층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감소한 반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매매량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은 매년 상승한 가운데 청년층의 경우 실업률이 높아지고 물가상승률에 비해 임금 인상 속도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기대수명 연장으로 60세 이상 장년층의 부동산 투자가 증가한 점이 중·장년층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 관리시스템(RTMS)에 따르면 국내 20~30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2006년 33만1500가구에서 2015년 26만600가구로 10년 간 21.4% 감소했다. 2006년에는 20~30대 인구 100명당 6.5가구의 아파트를 매매했지만 2015년에는 6.15가구로 감소한 것이다.
세부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는 2006년 인구 100명당 0.3가구에서 2015년 0.18가구로 40% 감소했고, 30~34세는 2.93가구에서 2.39가구로 18.4% 줄었다. 반면 35~39세는 3.27가구에 3.58가구로 9.5% 증가했다. 이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수치다.
이는 청년층 실업률 증가와 더불어 취업연령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20대 청년 실업률이 8%를 돌파한 이후 2015년에는 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9.5%를 기록하며 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에 비해 청년층 임금 인상률이 저조한 데다 30~40대에 비해 주거비 부담이 큰 점도 20대의 아파트 구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반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06년 34만8700가구에서 2015년 53만2200가구로 52.6% 증가했다. 특히 55세 이상 장년층의 경우 거주 주택 이외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면서 중·장년층의 아파트 매매거래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55~59세의 경우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투자비율이 2006년 1.26%에서 2015년 1.36%로, 60~64세는 0.90%에서 1.94%로 각각 7.9%, 115.6% 증가했다. 65세 이상은 1.17%에서 2.43%로 107.7% 급증했다. 반면 55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기대수명 연장과 더불어 예금금리가 점차 하락하면서 부동산에 투자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한편 10년간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해는 2011년으로 조사됐다. 이 시기에는 2010년과 2012년에 비해 대출금리가 낮았으며 이로 인해 전 연령대에서 매매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배 한국감정원 책임연구원은 "2011년 가계대출금리는 5.5% 수준인 것으로 파악이 되는데 이 당시 물가상승률은 4% 수준"이라며 "당시 실질금리는 약 1.4% 수준으로 2010년 2.3%, 2012년 2.9%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이 아파트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20~30대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감소한 반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매매량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앞에 매매와 관련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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