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이도 운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자동차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관련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매년 국내 주요 대학의 학생들이 창의적인 자율 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실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마네킹이 나오면 차량이 인식해 잠시 멈췄다 다시 출발하고, 주차도 자연스럽게 알아서 하고 전방에 고장 난 차량도 알아서 피해가는 등 마치 사람이 운전하는 것 같지만,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량의 모습이다.
31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지난 28일 인천 서구 신진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열린 ‘현대차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 12개 대학교의 학생들이 참여해 실제 운전면허시험을 통과하는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한 ‘현대차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는 실제 도로와 비슷한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열려 난이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참가팀은 20분 안에 굴절코스는 물론 후방주차 등 총 8가지 임무를 수행했다. 자율주행차 중 6대가 시험에 통과할 만큼 대학생들의 상용화 기술은 수준급에 이르렀다.
이번 대회는 현대·기아차가 이들 대학들에게 부품과 개발비를 지원해 진행됐다. 카이스트·서울대·연세대 등 12개 대학 참가자들은 현대차로부터 라이다(사람의 눈 역할을 하는 레이저 센서) 4대와 카메라 5대, 연구개발비 3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이같은 조건하에 제공받은 양산차인 현대차의 아반떼를 개조해 그들의 개성에 맞게 라이더를 장착하고 카메라를 활용해 기술 구현에 나선 것이다. 대부분의 참가 차량들은 차랑 앞범퍼에 라이다 1개, 지붕에 2개, 후방에 1개를 설치했다. 카메라의 경우 양 아래와 앞, 뒤범퍼, 차량 내부의 룸미러 근처에 장착했다.
이번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카이스트팀은 라이더를 앞범퍼에 하나만 장착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라이다 4개를 모두 장착한 차량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라이다 보다 카메라에 집중한데에 있다고 카이스트측은 설명했다. 라이다 보다 카메라가 보다 명확하게 물체의 형상을 신호로 인식하기 때문에 카이스팀은 라이다를 과감히 포기하고 카메라 활용에 주력한 것이다.
또한 센서가 받아들인 신호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에 승부를 걸었다. 이는 알파고에 활용된 딥러닝 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시험 주행을 계속할수록 자동차가 더욱 똑똑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됐다.
12팀이 예선전을 펼친 결과 서울대·카이스트·계명대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최종 우승팀은 내년 5월 결승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를 개최한 현대차는 우승팀의 자율주행차 기술 상용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8일 인천 서구 신진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개최된 ‘현대차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아주대팀 자율주행 차량이 횡단보도 앞 보행인형을 인식한 뒤 정차하고 있다. 사진/신건 기자.
지난 28일 인천 서구 신진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개최된 ‘현대차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서울대팀 대표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신건 기자.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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