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현대차가 일본시장에서 승용 부분 판매를 전격 중단하게 된 것은 극심한 매출부진과 이로 인한 브랜드 신뢰도 저하 때문으로 보인다.
도요타의 렉서스가 한국에 진출하던 지난 2001년 똑같이 일본에 진출했던 현대차는 지금까지의 누적 판대대수가 1만500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판매량은 764대에 그치고 있으며 최근 몇달간은 월간 판매량이 아예 10여대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러한 판매부진의 원인은 우선 일본 소비자들의 한국산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자국업체 차량보다 기술력과 품질이 떨어지는 수준 이하 차량이라는 인식이 크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일본에서 한국차를 보는 인식은 우리가 중국산차를 보는 시각과 비슷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형차로 승부를 건 것도 패인이었고 결국 한달에 열 몇대를 파는 식으로는 브랜드 신뢰도만 떨어질 것을 우려해 철수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로서는 또 일본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중국이나 인도, 남미 등 신흥시장에 품질 신뢰도 우려 등의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향후 일본에서 대형버스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일본 도쿄에서 30인승과 51인승 고급 대형버스인 '유니버스(Universe)' 발표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대형버스 분야에는 별로 손을 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는 이 틈새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추후 일본 재진출 여부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몇 년간의 시장조사와 전략수립 단계를 거쳐 현대차가 다시 일본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시장은 세계에서 몇 손가락안에 꼽히는 규모이며 소비자들의 요구수준이 무척이나 까다로운 상위권 시장"이라며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지향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공략해야할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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