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최대 실적 전망에도 웃지 못하는 국내 대형항공사
재무구조 악화·계열사 리스크에 골치…"장사는 잘 되는데..."
2016-10-18 11:21:04 2016-10-18 11:21:04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저유가와 여행성수기를 맞아 항공업계의 역대 최대 3분기 실적이 전망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표정은 밝지않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불안요소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18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4217억원과 1347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5.7%, 93.4%씩 늘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6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역대급 실적을 목전에 둔 양사지만 떠안고 있는 악재들은 만만치 않다. 계열사 리스크를 비롯해 높은 부채비율, 노사갈등 등 어느 하나 쉽사리 풀릴 조짐이 보이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오랜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앞둔 대한항공의 골치거리는 높은 부채비율이다. 지난 1분기 918%이었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분기 1082%까지 올랐다. 한진해운 관련 손실을 비롯해 차입금 부담과 금융비용 증가 등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지지부진한 노사 갈등도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 11일 길거리 집회 등 올해 들어서만 네차례 집회를 벌였다. 앞선 8차례의 교섭은 노조의 임금인상률 37% 요구에 사측이 1.9%로 팽팽히 맞서며 양보 없이 결렬됐다. 작년에만 전년 대비 7배에 달하는 120여명이 넘는 조종사가 회사를 떠났다. 
 
지난 8월 두번째 길거리 집회에 나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조합들이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경영정상화 위한 세무조사 촉구대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기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따른 오너일가 리스크 역시 회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오너일가의 지위를 앞세워 자회사인 유니컨버스와 싸이버스카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지난 6월 전원회의에 상정한 바 있다. 최악의 경우 검찰 고발까지도 갈수 있는 상황이다.
 
당초 지난달말 열리기로 했던 한진관련 전원회의가 이달초로 연기된 뒤 다시 한달여 연기되면서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일정 변경 사유 등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대기업 봐주기'라는 악화 여론이 조성돼 오히려 관심이 가중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이 넉넉하지 않다.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899%로 대한항공 못지 않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최근 잦은 사모 회사채 발행 역시 높은 부채비율에 공모가 어려운 낮은 신용등급(BBB)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계열사로 인한 불안요소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상태다. 수년간 공방전이 난무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 간 불화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곧바로 금호타이어(073240) 인수전에 직면했다. 
 
비록 아시아나항공 측은 금호타이어 인수전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그룹차원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다 필요자금 조달이 계열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불가피한 만큼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난 1월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 서울 강서구 공항동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경영난을 구조조정으로 해결하려는 회사 측 입장에 반발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악화된 재무구조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여파도 지속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에만 1475명(해외직원 포함)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상장사 가운데 6번째로 큰 규모의 감축이다. 국내직원 감축폭을 300여명으로 최소화 하긴 했지만 뼈아픈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를 비롯해 대규모 인력을 운영하는 대형항공사의 경우 누적된 부채와 낮은 유동성 등의 악재를 단기적 실적 상승으로 상쇄시키기엔 역부족"이라며 "양사의 악화된 재무구조는 단기간 내 쉽사리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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