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일부 국내 제약사의 영문 표기가 미국 등 영어 문화권 국가에서 비속어를 뜻하고 있어 글로벌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의 정체성은 회사명, CI, 제품명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데, 일부 국내사의 회사명이 영어권 국가에선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어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제약사가 회사명을 그대로 해외에 선보일 경우 자칫 난감한 처지에 놓일 우려가 높다. 회사명이 조롱거리가 될 수 있으며, 회사 브랜드와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회사명과 오리지널 제품명의 신뢰가 의료진과 소비자 구매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특성을 보인다. 의약품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제약사는 사명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동아제약(동아에스티), 일동제약, 안국약품 등이 현재 자사 대표품목으로 미국 진출을 시도 중인 상태다. 동아제약은 '박카스'를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계열사 동아에스티는 당뇨병성신경병증 천연물신약으로 FDA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일동제약은 필러로 미국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방침이다. 안국약품은 기침가래를 치료하는 천연물신약으로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할 목적으로 회사명을 과감히 변경한 사례도 있다.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된 JW중외그룹은 해외에서 글로벌 이미지 구축을 위해 2011년부터 회사명에 'JW'를 포함하도록 사명을 교체했다. '중외'가 영어권에서 발음이 어려운 데다가 중국이나 일본 회사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50년 이상 사용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회사명을 섣불리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영어권 국가 진출에 성공하려면 현지 정서나 문화에 맞게 회사명 변경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선 브랜드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사명을 유지하고 미국 등 영어권 현지에선 다른 회사명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논란을 피하는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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