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4분기 제조업 체감경기가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시장의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수출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영향이 컸다. 다만 경기흐름이 미약하지만 개선되는 추세여서, 내년에는 경기가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전국 2400여개 제조기업들을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조사'를 실시한 결과, BSI가 8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3분기 BSI(85)보다 1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치(100)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BSI는 2014년 2분기 111, 3분기 103으로 2분기 연속 100을 웃돌았지만, 같은 해 4분기 97로 떨어진 뒤 줄곧 100을 밑돌았다. 특히 올 1분기에는 81까지 떨어져 경기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특히 수출전망지수는 3분기보다 7포인트 하락한 85로 집계돼 수출전선에서의 암울한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내수는 4포인트 상승한 86으로 조사돼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인위적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다.
대한상의는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부진,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글로벌 교역 위축 등으로 수출 여건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전 분기보다는 1포인트 상승해 추세상으로는 바닥을 지나 내년 봄이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제주, 서울, 대전의 BSI가 각각 109, 100, 100을 기록해 '경기가 나아지거나 최소한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제주는 지난 8월 관광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0% 이상 증가하는 등 관광열기가 뜨거웠고, 10월 중국 국경절을 시작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유례없는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중심무대가 되고 있는 서울도 3분기 89에서 4분기 100으로 기준치까지 올랐다. 대전 역시 45년된 노후산업단지 재생사업의 첫 삽을 뜨는 동시에 전국 최초로 운행될 '트램' 건설 기대로 지역경제에 활력이 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서울, 대전, 제주를 제외한 강원(97), 경기(91), 충북(91), 인천(90), 충남(89), 전남(86), 광주(83), 울산(79), 부산(78), 전북(78), 경남(78), 대구(77), 경북(76) 지역 체감경기는 기준치(100)를 밑돌면서 지역간 편차를 드러냈다.
업종별로는 조선, 철강의 전망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종의 경우 BSI가 40으로 기준치를 크게 하회했다. 특히 수출은 24까지 떨어져 전세계 선박 수요 급감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철강업종의 BSI도 76을 기록해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중국의 과잉공급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경기전망이 부정적이었다. 이외에도 자동차는 노조 파업, 정보통신(IT)·가전은 스마트폰이 시장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BSI가 각각 87, 92로 나타났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중국의 내수 중심 중속성장정책, 전세계 분업고리 약화와 보호주의 확산 등으로 제조업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제조업체들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원천을 개발해야 하고, 정부도 내수진작 및 서비스산업 육성, 외국인투자 촉진 등을 위한 적시성 있는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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