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시도를 밝히면서 향후 매각 성공 가능 여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은이 조직 혁신안의 핵심으로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꼽고 있으며,
우리은행(000030) 민영화 흥행 조짐 등으로 지분 매각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다. 다만 주가 폭락에 따른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걸림돌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내년 10월 만기가 도래하는 대우건설의 사모펀드(PEF) 지분 매각을 내년 초 본격화한다. 산은이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 지분은 50.75%다.
산은이 가지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은 50.75%로, 시가 총액으로는 1조3000억원 가량이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밸류제6호는 산은이 전액출자한 사모펀드로, 내년 10월인 펀드 만기가 돌아오면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산은 관계자는 "투자자별로 의사가 다르겠지만 만기 연장보다는 가능한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공고시점은 이르면 올 연말로 보고 있으며, 주간사를 선정해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우건설(047040)은 이날 거래소 조회공시를 통해 "현재 지분 매각에 대한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산은이 이달 말 내놓을 예정인 조직 혁신안의 핵심이 대우건설 등을 비롯한 비금융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대우건설 규모나 업황을 보면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다"면서도 "얼마 전 산은이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주식 패키지 매각안을 발표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쇄신안으로서 부족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산은은 출자한 조선·해운업사의 막대한 부실과 관련해 조직 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외부 인사와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KDB혁신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혁신 로드맵'과 세부 시행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산은은 이날 수석부행장을 비롯한 4명의 부행장급 임원을 갈아치우는 인사를 단행했다. 추가 조직개편을 비롯한 비금융자산 매각 계획은 국정감사 끝난 후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해 구체적인 일정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적으로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이다.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보듯이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폐해가 드러난데다 정부가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도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진행한 결과 국내외 투자자 18곳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문제는 대우건설의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산은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경영권 인수 당시 주당 1만5000원, 이후 주당 1만8000원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데 총 3조2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주가 폭락으로 조단위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날 종가 기준 대우건설의 주가는 6250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58%나 떨어져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택 경기 호조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건설사가 늘면서 구조조정 대상 업체가 감소했다"며 "업황으로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외수주 물량이 부진하다. 매각이 진행되려면 어느 정도 기업가치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자회사인 대우건설 지분 매각에 나선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매각 공고를 내고 주간사를 선정해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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