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지난달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가 모두 상승했다. 대출 금리 인상이 빚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고, 가계부채 증가세를 더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농협, 씨티, SC 등 7개 시중은행의 8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2.71%로, 지난 7월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을 제외한 6개 은행의 평균금리가 전월보다 올랐고 그 중 KEB하나은행이 2.71%로 0.1%포인트 올라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신한은행도 2.66%에서 2.75%로 0.09%포인트 오르며 그 뒤를 이었다.
우리(0.05%포인트), KB국민(0.04%포인트), SC제일(0.03%포인트), 씨티(0.01%포인트)도 모두 상승했다.
주택담보 고정금리 대출도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우리은행의 혼합형 고정금리는 6월 말 연 2.70%에서 8월 말 3.05%로 뛰었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2% 중반까지 급락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모두 오르면 빚을 진 가계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주요은행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40% 안팎이고 나머지는 변동금리다.
대출 이자 증가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보다 54조1784억원 증가한 125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과 연동해 국내 금리가 올라가면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이자 상환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저소득층이 부채를 갚아나갈 여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 전반과 빚내서 집을 산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연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만큼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의 잠재적인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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