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고부가가치로 효자 노릇을 했던 스마트폰용 페인트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에 이어 LG까지 주력폰의 케이스를 플라스틱에서 메탈로 바꾸면서 스마트폰 페인트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이에 업계는 돌파구로 가전용 페인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스마트폰용 페인트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삼화페인트다. 삼화페인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전자재료에 쓰이는 플라스틱 페인트 개발을 시작해, 2008년 중국에 스마트폰용 페인트 등 플라스틱용 페인트를 생산하는 법인을 세웠다. 이어 이듬해 베트남에 법인을 추가 설립하며 스마트폰용 페인트 생산에 힘을 쏟았다. 노루페인트 역시 지난 2012년 베트남 현지법인 노루비나를 세우고, 스마트폰용 페인트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노루비나를 베트남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 스마트폰용 페인트시장 공략의 핵심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시적인 성과도 뒤따랐다. 삼화페인트의 베트남법인 삼화비나는 지난 2014년 매출액 536억1177만원을 기록하며 전년(285억5260만원) 대비 2배 가까운 성장을 거뒀다. 노루비나 역시 2014년 31억4778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3년 당시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3에 이어 갤럭시S4도 잇따라 성공하면서 덩달한 스마트폰용 페인트실적도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6부터 플라스틱 대신 메탈 케이스를 도입하면서 페인트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삼화비나의 매출액은 412억7763만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주력 스마트폰에 메탈소재를 채택함에 따라 스마트폰용 페인트 시장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페인트업계는 가전용 페인트로 스마트폰용 페인트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삼화페인트는 지난달 베트남 호치민에 법인을 설립, 이 곳에서는 가전용 페인트를 주력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휴대폰은 플라스틱 케이스를 유지하고 있어 공급은 이뤄지고 있지만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플라스틱용 도료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자동차 내장재, 가전 등에서 쓰이기 때문에 수요처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갤럭시S6부터 갤럭시 시리즈에 풀메탈 디자인이 도입됐다. 사진/뉴스1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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