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 8개월새 2억5천 ↑…손 못쓰는 정부
분양·재건축 중심 시장 호황 지속…"선거 등 의식해 주택경기 부양"
2016-09-08 16:19:00 2016-09-08 16:19: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과잉공급 우려에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됐던 주택시장이 오히려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수백대 일의 경쟁률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을 정도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주택경기 침체를 우려한 계산된 조치였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공급된 '대연자이'는 430가구 모집에 무려 14만개가 넘는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만 330대 1명에 달했다.
 
서울에서 공급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100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고, 동탄2신도시와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도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전국에서 청약을 접수한 통장만 무려 41만4000개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달 20만8000건의 2배 가까이 늘었다.
 
신규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재건축 단지나 기존 아파트까지 가격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1번지라 불리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투자자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11억원 수준이던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56.57㎡는 최근 13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올초보다 2억5000만원이 뛴 가격이다.
 
인근 도곡동 삼성래미안 84.89㎡ 역시 같은 기간 9억4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1억6000만원이 올랐다.
 
그동안 ‘폭등이나 폭락이 없도록 시장을 조절하겠다’고 공언하던 국토교통부의 생각대로 주택시장이 움직이지는 않고 있다.
 
올초보다 2억5000만원이 오른 개포주공 1단지 모습. 가격 급등이 없도록 하겠다던 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분양시장과 재건축 시장은 '폭등' 수준의 가격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사진/뉴스1
 
 
이같은 가격 상승세에 부동산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마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경기 화성과 용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분양권과 아파트 거래를 해오고 있다는 이모(56·남)씨는 "가지고 있는 물건들 매도 타이밍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며 "사실 정부의 택지공급 조절은 일종의 예상하지 못했던 호재"라고 말했다.
 
지난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전 전매제한 강화 등 시장 과열을 막을 수 있는 방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공급조절 수준에서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주택시장 상승세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수주 감소 등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건설업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다 새아파트 공급이 많아지면서 건설 뿐 아니라 이사업계와 가전·가구업에도 도움이 되고 있어 주태시장을 위축시키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도 정부로서는 부담일 수 있다.
 
또 M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 정부는 주택가격이 올라야 보수 성향의 표를 얻기에 유리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경기 침체 우려에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아 오히려 주택경기가 하락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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