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북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 오후 1시(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현지 교민과의 대화에서 대권과 관련한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박 시장은 "어지럽고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는 것은 확실히 정권의 교체가 답"이라며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를 교체하고 미래를 교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서울시장이라는 중책을 5년 간 맡으며 1000만 서울시민의 삶을 챙겼다"며 "왜 서울시장으로서 고민이 없겠느냐"고 답했다.
또 박 시장은 오는 2018년 6월까지 예정된 서울시장 임기를 채울지 여부에 대해 "서울시장의 직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인의 결단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시대의 요구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박 시장은 현 정권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박 시장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쪽박 차게 생겼다"며 "남북문제가 긴장관계를 두고 일촉즉발의 위기가 되면 그것으로 인한 손해는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대해서도 "성급하고 미숙한 결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이런 중대한 남북문제일수록 논의와 토론, 국민적 합의를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오후 1시(현지시각) 뉴욕 한인회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지 교민·유학생들의 질문을 듣고 잇다. 사진/서울시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경제상황에 대해 박 시장은 "대한민국은 절망의 터널 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경제성장률이 5%, 노무현 대통령 때는 4.3%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747'(연평균 7% 성장·소득 4만 달러 달성·선진 7개국 진입) 공약을 했는데, 아직 소득은 3만 달러가 안 됐고, 성장도 2.9%에 불과하다"며 현정권과 더불어 지난 보수정권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최근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청년수당을 두고는 "중앙정부는 올해에만 2조1000억을 쓰면서 아무 소용이 없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하는 것까지 막고 있다"며 비판했다.
일자리 해결책으로는 "99대 1의 불평등 사회를 시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재벌이 아닌 자영업, 스타트업 기업 살려내야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앞서 박 시장은 ‘로우라인 랩(Lowline lab)’을 방문했다. 로우라인 랩은 지난 1948년 방치된 이후 옛 전차 터미널 지하공간을 개조해 세계 최초의 지하공원을 조성하는 '로우라인' 사업의 축소판이다.
박 시장은 지난 2014년 뉴욕 방문에서는 고가도로를 개조해서 공중 공원으로 만든 '하이라인'을 둘러본 뒤 현지에서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를 발표한 바 있다.
박 시장은 방미 순방 이틀째인 6일 오전(현지시각)에는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의 자택을 방문한 뒤, 오후에는 정보비대칭 이론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컬럼비아대 교수와 만나 소득·교육·지역·정치 등 각 분야의 불평등 해법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5일 오후 1시(현지시각) 뉴욕 한인회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지 교민·유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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