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활동지원사업(이하 청년수당)을 처음 제안했던 청년들을 만나 정부에 청년수당을 관철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21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서울청년의회에 참석한 박 시장은 시정질의에 앞서 "청년의회에서 여러분들이 제안한 청년수당 정책을 지켜내지 못해 죄송하다"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올해 서울청년의회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와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날 청년의회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청년의원 139명,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강동구3·더불어민주당), 시 소속 실·본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또 부산, 제주, 대전 등 각 지역에서 올라온 청년들이 본회의장 2층 관람석을 채웠다.
서울청년의회 의장을 맡은 권지웅 청정넷 운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이 자리는 대단한 변화가 아니라,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회복하는 자리"라며 "이 자리를 빌려 청년에게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박 시장은 청년의원들의 매서운 시정질의에 답하느라 애를 썼다. 각 분과 청년의원들은 박 시장뿐만 아니라 각 실·본부·국장들을 불러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청년의원들은 무엇보다 청년수당과 관련해 저마다의 생각을 전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신지예 청년수당분과 의원은 "청년수당은 단순히 돈 5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이 아니"라며 "이 시대 청년들은 평등해야 할 시간마저 불평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패를 반복하는 청년정책을 뛰어넘을 실험적 정책이 필요하다"며 "청년에게 시간과 공간, 기회를 과감하게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제한된 의자를 서로 빼앗아 차지하는 게임을 예로 들며 "현 정부는 제한된 일자리 의자에 앉으라며 청년들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 스스로 자신이 앉을 수 있는 의자 하나라도 만들 수 있게 하자고 만든 게 청년수당"이라며 "청년수당을 바라보는 정부와 시의 본질적인 차이는 청년을 신뢰하느냐 불신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년의원들은 박 시장과 시에 청년부채경감정책과 건강한 1인 가구 식생활을 위한 보건정책, 장애인 여가정책, 청년 주거정보 공유 플랫폼 등 총 10개 분야에 걸쳐 새로운 정책을 제안했다.
모든 정책 설명을 듣고 박 시장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무한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꼈다"며 "여러분이 제안한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이 변질되지 않고,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함께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오늘 지적받은 청년정책을 보완하고 새롭게 제안받은 청년정책을 바탕으로 내년에 근본적인 청년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1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16 서울청년의회'에 참석한 박 시장과 청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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