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세계는 지금 자원확보 전쟁 중이다. 올해 중국은 해외 광물기업 인수에 160억 달러를 쏟아부었고 일본은 미국 등 3개 기업 인수에만 6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우리는 올 들어 9000만 달러를 투입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규모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꺼내든 카드는 '스피드'와 '틈새시장'.
이 같은 기치에 따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세계 20위권의 광물자원 개발회사'를 목표로 세계 광업시장을 누비고 있다.
◇ 틈새시장 중남미 광물자원, 먼저 사들인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 우라늄과 동(구리) 광산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기 시작했다.
먼저 니제르에서 국내 수요량의 10%에 해당하는 우라늄 판매권을 확보했고 호주에서는 구리 광산을 사들였다.
지난달 29일에는 광물공사와 LS-Nikko동제련(주) 합작으로 연간 전기동 23만톤을 생산하는 초대형 구리광산 개발에 본격 참여키로 했다.
바로 파나마 뻬따끼야 구리 광산의 지분 20%를 인수하는 계약을 따낸 것. 뻬따끼야 광산은 단일광산으로는 세계 15위 규모로, 구리 매장량이 10억700만톤에 이른다.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은 체결식에서 "북중남미는 환태평양 구리 광화대(Copper belt)가 걸쳐있는 구리 개발의 최고 유망지역"이라며 앞으로도 북중남미 지역의 자원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밖에 광물공사는 이번 파나마 구리 광산 자원확보에 이어 ▲ 멕시코 볼레오(6만톤) ▲ 페루 마르코나(6만톤) ▲ 볼리비아 꼬로꼬로(3만톤) 등 동광도 잇달아 확보, 북중남미의 4개 프로젝트를 달성했다.
채성근 광물공사 투자운영팀장은 "아프리카, 남미 지역과 우라늄, 구리를 집중 공략하는 '2+2전략'이 주효하게 맞아 떨어졌다"며 "중남미에 뻗어있는 구리 광화대를 통해 2015년 이후에는 구리 자주개발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회색황금을 찾아서'..희소 자원도 선점한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친환경 녹색 광물 확보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이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면서 녹색산업을 뒷받침하는 광물도 가치가 치솟고 있는 상태.
특히 자동차산업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2차 전지 원료인 '리튬'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뿐 아니라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 등 기존 제품의 전지원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회색 황금' 리튬을 둘러싼 세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외국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볼리비아와 우유니 광산의 리튬광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광산은 세계 최대의 리튬 매장광으로 리튬이 540만톤이 매장돼 전세계 매장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은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세 번이나 볼리비아를 다녀왔다"며 "전자산업과 자동차산업이 최대 경쟁력인 우리나라야말로 리튬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경제 성패를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광물공사는 희소금속 비축을 위해 경기도 이천에 1만4876㎡ 규모의 비축기지를 마련한 가운데 몰리브덴, 크롬, 티타늄 등 6가지 광물 7206톤을 저장해 놓은 상태.
대부분 생산 국가에서 수출을 중단하는 경우를 대비한 비상용이다. 이 중 가장 많은 것은 스테인리스를 만드는데 필요한 크롬(6436톤)으로 대부분 인도와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주요 희소금속의 가격은 현재 2002년 대비 최고 761%까지 폭등하는 등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크롬의 경우 같은 기간 대비 563%, 몰리브덴 761%, 티타늄은 100% 가까이 올랐다.
양광선 광물공사 유통사업팀장은 "녹색성장과 관련된 전기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에서 희소금속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희소금속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중국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외국 수출량도 줄이는 등 가격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양 팀장은 이어 "이처럼 광물자원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어 앞으로 1~2년 안에 해외 자원개발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자금규모 열세를 극복하고 발빠르게 대응해 틈새시장을 먼저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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