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사드 호소' 모드 전환…'우병우 침묵'은 이어져
휴가 후 첫 국무회의 주재…성주 방문 가능성은 낮아
2016-08-02 14:56:04 2016-08-02 15:02:31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강행 뜻을 재확인했다. 각종 의혹이 이어지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영상 국무회의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멈추지 않고 있어서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라며 “사드 배치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달린 문제로 바뀔 수도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명백하게 입증된 과학적인 근거보다 각종 괴담과 유언비언를 퍼뜨리고 안보의 근간마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면 대한민국 어느 지역도 안정을 보장받기 어려워지는데 사드 배치와 같은 기초적인 방어체계조차 마련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저도 가슴시릴 만큼 아프게 부모님을 잃었다"고 개인사까지 거론하며 "저에게 남은 유일한 소명은 대통령으로서 나아가 나라와 국민을 각종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현안들에 대해 민심을 청취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역 대표인 국회의원들과 단체장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야당에서는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를 직접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현장 방문이 아니라 그 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을 청와대로 불러 의견을 듣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단체장들이 주민들의 사드 배치 철회 요구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배치를 밀어붙이기 위한 수순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또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우병우 수석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소명의 시간까지 비난을 피하지 말고 소신을 지켜달라”며 우 수석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인 후 이날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우 수석 논란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인적쇄신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일부 장관들을 교체하는 선에서 인적쇄신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내려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관계부처들은 농수축산업, 요식업종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부문의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각계의 지혜를 모아 충격을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해 내수 위축 가능성을 비롯해서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법의 기본, 근본 정신은 단단하게 지켜나가면서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금 정부에 주어진 중요한 책무”라고 밝혔다. 법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통해 식사와 선물 금액을 상향조정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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