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2000억원대의 퇴직금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오일뱅크의 활약으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현대중공업은 27일 2분기 영업이익이 55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흑자전환했고, 지난 1분기에 비해서도 71.3%나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은 9조86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떨어졌으나 당기순이익은 3923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이 구조조정 등의 비용이 반영되면서 천억원대 미만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실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회사 차원의 경영합리화 작업을 펼쳐온 것이 주요사업부문의 흑자로 이어진 것이라고 회사측이 설명했다. 특히 유가상승 및 정제마진 개선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2849억원)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분기에 약 2600억원의 일시적 퇴직위로금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선부문은 수익성 높은 선박 건조 비중이 늘면서 안정적인 흑자기조를 이어 갔다"면서 "해양부문은 대형공사 인도에 따른 공정 안정화와 체인지오더(change order) 체결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엔진기계, 건설장비, 전기전자시스템 등 비조선사업부문은 지속적인 사업경쟁력 강화노력으로 흑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현대중공업의 자구안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담은 삼일회계법인의 경영진단 결과가 나왔다. 회사 관계자는 "수주절벽 등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경영합리화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자구계획에 따라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실적과 별개로 노동조합과 갈등은 여전히 리스크로 존재한다. 지난 25일 열린 23차 교섭까지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사업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27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오는 29일에도 부분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이날 아침 유인물을 통해 "선주가 우리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부터 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선주라면 붉은 머리띠 두르고 파업하는 회사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공사를 맡기겠느냐"고 반문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에 협조를 당부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 실천의 일환으로 금융계열사인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매각을 결정했다. 하이투자증권 및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 매각 방침에 이어 그룹내 금융계열사를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중공업은 금융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한편 오는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중공업 역시 희망퇴직에 의한 위로금이 반영돼 직전 분기보다 떨어진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분기 263억원의 적자를 냈던 대우조선은 이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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