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3조원에 달하는 원유 생산 플랜트의 본격적인 건조에 돌입한다고 18일 밝혔다.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지연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프로젝트로, 150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대우조선이 원유 생산 플랜트 건조에 돌입한다. 사진은 카스피해 동쪽 10km 부근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의 현재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텡기즈 유전(Tengiz Field)에 대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셰브론, 엑슨모빌 등 다국적 석유회사들이 최근 이 유전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도 약 27억 달러에 수주한 원유생산 플랜트의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게 됐다.
텡기즈 유전을 운영하는 텡기즈셰브로일(Tengizchevroil LLP ·TCO)은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셰브론과 엑슨모빌 등으로 구성됐다. 이 회사들의 투자자들은 카자흐스탄 유전 확장 프로젝트에 총 368억 달러(약 42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11월 TCO로부터 유정제어, 원유처리시설 등 생산설비 모듈(Module)을 제작하는 공사를 약 27억 달러에 수주했다. 이는 약 24만톤에 달하는 제작물량으로,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업체의 해양플랜트 생산인력이 약 3년 정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들 물량을 옥포조선소와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등에서 90여개의 모듈로 제작해 오는 2020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상세설계와 대형장비 구매, 현지 설치공사 등은 주문주 책임 하에 진행되며, 대우조선해양은 모듈의 제작만 담당한다. 공사 물량에 연동돼 계약가가 증액하는 방식이어서 기존에 턴키공사보다 손실 위험이 적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오일 메이저 회사들이 급격한 유가하락 등으로 투자를 미뤄왔던 상황에서 나온 결정으로 석유회사들이 최근 유가 반등에 힘입어 투자를 재개하는 신호탄으로써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번 투자결정은 최근 해양 공사 물량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자재 업체와 협력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텡기즈 유전은 현재 약 50만 배럴 수준인 하루 원유생산량이 76만 배럴로 약 50% 가량 늘어나게 된다. TCO와 셰브론 측은 공사 완료 이후 첫 원유생산(First Oil) 시점을 오는 2022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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